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주설비공사 하도급계약 협상이 결렬되자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로 구성된 시공 컨소시엄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일방적인 협상 종료에 반발하고 나섰다. 컨소시엄은 계약금액을 낮춘 수정안까지 제출했지만 한수원이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며 재협상을 촉구했다.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시공 컨소시엄은 29일 입장문을 통해 “한수원이 추가적인 협상 기한 연장 없이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발표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해 6월 한수원과 체코 발주사 간 신규 원전 건설 본계약이 체결된 이후 주설비공사 하도급계약 협상을 진행해 왔다. 컨소시엄에 따르면 2024년 1월 한수원에 제출했던 공사 단가를 그대로 수용하고, 협상 마감일인 이날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계약금액을 낮춘 수정안도 제출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핵심 쟁점은 향후 설계 변경에 따라 늘어날 수 있는 공사 물량의 비용 부담이다. 체코 신규 원전은 APR1000 노형이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상용 원전이다. 컨소시엄은 설계에 관여하지 않는 시공사가 물량 증가에 따른 비용을 공사비 조정 없이 높은 비율로 부담하도록 한 조건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컨소시엄 측은 “한수원은 공사비 총액계약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방식이라고 주장하지만, 설계 변경에 따른 물량 증가분까지 시공사에 부담시키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다”며 “민간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준의 리스크가 내포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협상 시한을 둘러싼 이견도 있었다. 한수원은 지난 7일 기존 조건을 변경한 계약안을 제시하고 29일까지 최종 입장을 요구했다. 컨소시엄은 공사비와 공사 기간, 범위 등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협상 시한을 12월 31일까지 연장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 측은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신규 노형인 만큼 철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한데도 단 3주 만에 협상을 마무리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였다”며 “계약 조건이 변경됐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후속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익을 위해서라도 한수원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원만한 협상에 다시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