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변호사의 차명 재산으로 의심받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건물의 소유 법인이 검찰의 추징보전을 풀어 달라며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7부(재판장 하성원)는 29일 남 변호사 지인들이 공동대표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A 법인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제3자 이의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제3자 이의 소송은 다른 사람의 빚 때문에 자신 소유 재산이 잘못 압류되거나 강제집행당했을 때 이를 풀어 달라고 채권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11월 당시 검찰이 대장동 일당 사건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해 논란이 됐던 일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1심에서 추징금 선고를 면한 남 변호사 측은 추징보전명령이 실효됐다고 주장했다.
검찰(현 공소청)은 2022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이 건물이 남씨 재산이라 보고 추징보전했다.
남 변호사가 건물 소유주인 A사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었던 점이 근거가 됐다. 추징보전은 범죄 혐의자가 불법행위로 얻은 이익을 숨기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판결 확정 전 재산을 임시로 묶어두는 조치다. 이 건물의 등기명의인인 A 법인은 실질적인 소유자를 남 변호사라고 잘못 전제하고 추징보전명령이 이뤄져 부당하다며 지난해 5월 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법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 변호사가 이 건물에 대해 실질적 소유자로서 행동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건물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투입한 남 변호사는 이를 회수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부동산의 매도 가액과 시점, 방법, 수익의 귀속 등을 결정하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추징보전명령으로 처분을 금지할 수 있는 ‘피고인의 재산’은 누구 명의로 하든지 실질적으로 피고인에게 귀속되는 재산을 의미한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 사건 1심에서 추징보전의 원인이 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받았고, 검사는 항소하지 않았다. 다만 ‘추징보전이 실효됐다’는 남 변호사 측 주장은 이번 재판에서 쟁점이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추징보전은 형사 절차에서 풀어야 하는 것이지, 애시당초 민사 절차가 아니다”라며 “게다가 제3자 이의의 소라는 것은 어떤 판결을 바탕으로 강제집행을 못하게 해 달라는 건데, 추징보전은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판결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화천대유에 유리하도록 공모지침서를 작성했다는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는 각각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정영학 회계사에게는 징역 5년이, 정민용 변호사에게는 징역 6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1심에서 대장동 일당의 부당이득 7814억원 전액 추징을 요청했으나, 1심은 김씨 등에게 약 473억원만 추징하고 남 변호사 등은 제외했다. 남 변호사는 1심 선고 직후 법정구속됐으나, 항소심 절차가 지연되면서 4월 유동규 전 본부장, 김씨와 함께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남 변호사를 비롯한 피고인 5명 모두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