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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포 더 팀’ 박승규 결승타… 삼성 한국시리즈까지 1승 남았다

야구가 감독의 뜻대로 된다면 얼마나 쉬울까. 하지만 그렇게 되는 일이 드물기에 흥미진진하다. 삼성과 KIA가 29일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격돌한 2026 KBO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3차전이 그랬다. 

 

삼성 박승규가 29일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KBO 플레이오프 3차전 KIA와 경기 7회초 적시타를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전남광주=뉴시스
삼성 박승규가 29일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KBO 플레이오프 3차전 KIA와 경기 7회초 적시타를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전남광주=뉴시스

2차전까지 1승씩을 나눠 가진 채 맞붙은 이날 경기는 시리즈의 흐름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중요한 일전이었기에 두 팀이 총력전을 펼쳤고 그만큼 접전이었지만 결국 승자는 하나일 수밖에 없었다. 

 

삼성이 엎치락뒤치락 접전 끝에 박승규의 결승타에 힘입어 귀중한 3차전을 6-4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2승1패로 만들었다. 5전3승제 PO에서 1승1패 상황에서 3차전에 승리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16번 가운데 9차례로 56.2%다. 삼성이 승기를 잡은 가운데 두 팀의 가을 운명을 가를 PO 4차전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크리스 페덱,  KIA는 제임스 네일 등 1차전 선발 투수들을 그대로 내세워 재대결을 펼친다. 

 

일단 이날 경기는 선발 투수들부터 감독의 바람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원태가 선발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 중후반에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가 5회까지 3실점으로 버텨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두 선발의 모습은 감독의 기대와 달랐다. 시라카와는 1회 2사 뒤 구자욱이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출루한 뒤 르윈 디아즈에게 2구째 시속 146㎞의 높은 직구를 던졌다가 비거리 119m짜리 우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디아즈의 2경기 연속 홈런. 

 

그렇다고 삼성 선발 최원태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1회를 삼자범퇴를 잘 막았지만 2회 볼넷 하나와 안타 3개를 허용하며 2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한 뒤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배찬승으로 교체됐다. 

 

3회초 KIA에서 슈퍼스타가 다시 등장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선 김도영은 볼카운트 2B-2S에서 배찬승의 6구 바깥쪽 높은 시속 153㎞짜리 직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어 115m를 날아가는 역전 솔로 홈런을 터뜨려 KIA가 3-2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시라카와는 5회말 복병 류지혁에게 또다시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하며 4실점 한 채 역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4-3으로 삼성이 앞선 가운데 이제부터는 양팀의 불펜 싸움이 시작됐다. 삼성이 먼저 승부수를 꺼냈다. 6회말에 원태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토종 에이스로 가을야구 선발자원이지만 마무리 김재윤의 부상이탈과 함께 마무리 활용 가능성이 점쳐졌던 원태인은 2차전 9회말 등판해 불펜 투수로서의 테스트도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엔 KIA에 ‘나스타’ 나성범이 등장했다. 원태인의 이날 첫 상대였던 나성범은 3구째 시속 136㎞짜리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자 그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아치를 그리며 승부는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지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 타선이 이어진 공격에서 원태인을 살렸다. 7회초 삼성은 1사 뒤 이재현의 안타에 이은 김지찬의 희생번트로 만든 2사 2루에서 이날의 히어로 박승규가 우중간을 가르는 결승 2루타를 날리며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렇게 5-4로 앞서간 삼성은 구자욱이 바뀐 투수 이의리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박승규마저 불러들여 두 점 차로 달아났다. 

 

박승규는 이번 시즌 첫 출전 경기였던 4월10일 대구 NC전에서 2루타만 치면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이 가능했음에도 3루까지 전력 질주해 3루타만 2개를 쳐 대기록 달성을 스스로 날렸다. 하지만 그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며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였음을 피력해 큰 화제를 낳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에게는 ‘히트 포 더 팀’이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가을 들어서도 그런 자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승규는 27일 열린 2차전 0-1로 뒤지던 3회말 2사 2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역전의 물꼬를 트는 등 이번 시리즈 중요한 순간마다 안타를 터뜨리며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은 7회 2사부터 원태인에 이어 이승민을 그리고 9회에는 김태훈을 내세워 승리를 지키기에 나섰다. 하지만 9회 2사 만루에 몰린 뒤 김도영의 타석이 되자 삼성은 미야모리 사토시가 등판했고 사토시는 김도영을 3루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매조졌다. KIA는 이날 역대 PO 최다인 9명의 투수를 투입했지만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