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가는 변을 한두 번 봤다고 해서 곧바로 대장암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주의해야 한다.
50세 미만 대장암 환자의 45%가 혈변을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변은 치질이나 치열, 장 염증 등 여러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장암도 원인 중 하나다. 젊다는 이유로 가볍게 넘기지 말고 진료를 통해 출혈 원인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가는 변, 1~2주 넘게 이어지면 진료
대장에 종양이 생겨 통로가 좁아지면 변 굵기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은 가끔 변이 가늘게 나오는 것은 대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연필처럼 가는 변이 계속되면 대장이 좁아지거나 막힌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과민성장증후군도 변의 굵기나 모양을 바꿀 수 있어 가는 변만으로 대장암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메이요클리닉은 변 모양 변화가 1~2주 넘게 이어지면 의료진과 상담하라고 권고한다. 혈변이나 심한 복통이 함께 나타나면 기간과 관계없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은 종양이 생긴 위치에 따라서도 다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우측 대장암은 만성 출혈로 빈혈과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좌측 대장암은 배변 습관 변화나 변비가 비교적 흔하고, 종양이 커지면 장폐색이 생기기도 한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변 굵기가 정상이고 혈변이 없어도 대장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0세 미만 환자 45%가 ‘혈변’…진단까지 평균 6.4개월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메타분석은 50세 미만 환자를 다룬 81개 연구, 약 2491만명의 자료를 종합했다.
비유전성 대장암으로 50세 전에 진단받은 환자에게서 가장 흔한 증상은 혈변이었다. 환자의 45%가 혈변을 겪었고, 복통이 40%, 배변 습관 변화가 27%로 뒤를 이었다.
연구에서 말하는 혈변은 직장 출혈을 의미한다. 45%는 대장암 진단을 받은 50세 미만 환자 중 출혈을 경험한 비율이다. 혈변이 있는 사람 10명 중 4~5명이 대장암이라는 뜻은 아니다.
증상이 나타난 뒤 대장암 진단까지는 평균 6.4개월이 걸렸다. 중앙값은 약 4개월이었다. 연구진은 젊은 환자의 경고 증상을 놓치지 말고 적절한 진단 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변이 반복되거나 원인이 분명하지 않으면 나이를 이유로 진료를 미뤄서는 안 된다.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빈혈, 지속적인 복통이 함께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다.
◆국가검진은 50세부터…45세 확대 추진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신규 대장암 환자는 3만2610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11.3%를 차지했다. 갑상선암과 폐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현재 국가암검진은 50세 이상 성인에게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실시한다. 대변에 혈액이 섞여 있는지 확인하고, 양성이 나오면 대장내시경으로 원인을 살핀다.
50세 미만은 일반적인 국가 대장암검진 대상이 아니다. 증상이 생겼다면 정기검진을 기다리지 말고 나이와 관계없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검진 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발표한 제5차 암관리종합계획(2026~2030)에서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10년 간격의 대장내시경 검사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2028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앞서 국립암센터는 2025년 개정한 대장암 검진 권고안에서 45~74세 성인에게 10년 간격의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했다. 대안으로는 1~2년 간격의 대변면역화학검사를 제시했다.
낮은 수검률도 개편 추진의 배경이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2024년 대장암 국가검진 수검률은 40.3%로, 국가검진 대상 6대 암 가운데 가장 낮았다.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염증성 장질환을 앓고 있다면 검사 시작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가족의 진단 연령과 개인 병력에 따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평소에는 가공육과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통곡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도 대장암 위험을 낮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