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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417만명 증발했는데…‘골프장 478홀’ 1조8000억 잭팟의 비밀 [권준영의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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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852억원·영업이익 811억원…MBK 투자 후 실적 5배·6.7배 성장
운영 골프장 11곳에서 22곳으로…직접 보유·임차 결합해 사업망 확대
순차입금 약 9500억원·인수금융 5000억원 추진…새 주인 앞에 놓인 상환 부담
더시에나그룹, 골프에 숙박·휴양 결합…라운드 넘어 추가 매출 창출 시험대
[권준영의 머니볼]은 스포츠를 경기장 안의 스코어만으로 읽지 않는다. 선수와 팬, 기업과 자본, 기술과 시장이 얽혀 움직이는 스포츠 산업의 흐름을 데이터와 수치로 들여다본다. IT·인공지능(AI) 융합부터 스포츠 금융, 생활체육, 시니어 스포츠까지 전통적인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커지는 새로운 시장을 좇는다. 숫자에 담긴 돈의 흐름을 따라 스포츠 산업의 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읽고, 그 변화가 만들어갈 스포츠의 ‘다음’을 짚는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호황을 누렸던 골프장 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골프장 이용객은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대형 골프장 운영사를 둘러싼 자본의 움직임은 여전히 뜨겁다. 수요가 꺾이는 시장에서 거액을 투입하는 투자자들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30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골프업계에 따르면 리조트·골프장 운영사 더시에나그룹과 사모펀드 운용사 씨엘자산운용 컨소시엄은 MBK파트너스와 골프존카운티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차입금을 포함한 기업가치(EV)는 약 1조8000억원으로 평가됐다. MBK파트너스는 주주 간 계약에 따른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해 골프존그룹 지주사 골프존홀딩스 보유 지분도 매각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반발한 골프존홀딩스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골프존카운티의 지난해 매출은 2852억원, 영업이익은 811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28.4%로 매출 100원당 약 28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491억원이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매출의 약 6.3배, 영업이익의 약 22.2배, EBITDA의 약 12.1배다. 이 배수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으로, 실제 투자 수익률이나 기업가치의 적정성과는 구분해야 한다.

 

MBK파트너스는 2017년 골프존카운티를 인수한 뒤 2018년 유상증자에 114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골프장 인수와 임차 운영을 병행하며 사업망을 넓혔다. 투자 당시 11곳이던 운영 골프장은 2026년 8월 말 기준 22곳으로 늘었으며, 전체 운영 규모는 477홀에 이른다. 투자 이후 매출은 약 5배, 영업이익은 약 6.7배 증가했다. 골프장 운영망과 실적을 키운 뒤 경영권 매각에 나선 것이다.

 

477홀 가운데 315홀은 직접 보유하고 162홀은 임차해 운영한다. 직접 보유 비중은 약 66.0%, 임차 비중은 약 34.0%다. 직접 보유는 자산을 확보할 수 있지만 초기 투자와 유지·보수 부담이 크다. 임차는 자산 취득 부담을 낮추는 대신 임대료가 발생한다. 두 방식을 병행하면 자산 확보와 운영망 확대를 함께 추진할 수 있지만, 각 골프장의 임대료와 관리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하느냐가 수익성을 좌우한다.

 

반면 골프장 이용 수요는 감소세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2026년 3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전국 524개 골프장 이용객은 약 4641만명으로 전년보다 2.1% 줄었다. 2022년 5058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4772만명, 2024년 4741만명으로 감소해 3년 연속 하락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이용객은 약 417만명, 8.2% 떨어졌다.

 

홀당 평균 이용객도 2024년 4557명에서 2025년 4430명으로 127명 감소했다. 회원제 골프장 152곳의 이용객은 1457만명, 비회원제 골프장 372곳은 3184만명이었다. 비회원제 골프장이 전체 이용객의 약 68.6%를 차지했다. 이용객이 줄어드는 시장에서는 골프장별 입지와 이용료, 고객 구성에 따라 실적 격차가 커질 수 있다. 운영 골프장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의미다.

 

새 주인 더시에나그룹은 골프존카운티의 골프 인프라와 자사의 프리미엄 호스피탈리티 역량을 결합할 계획이다. 골프와 숙박·휴양 서비스를 연계해 라운드 중심의 소비를 숙박과 식음료까지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성패는 고객 유입과 객단가를 높이는 동시에 숙박·식음료 매출을 얼마나 늘리느냐에 달렸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거래 이후에는 자금 조달 부담도 살펴봐야 한다. 골프존카운티의 순차입금은 약 9500억원이며, 메리츠증권은 더시에나그룹·씨엘자산운용 컨소시엄의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약 5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순차입금은 현금성 자산을 반영한 차입 부담을 나타내며, 인수금융은 새 주인이 거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달하는 자금이다. 인수금융은 매수자의 초기 자기자본 부담을 낮추지만 이자와 원금 상환 의무를 동반한다. EBITDA 1491억원은 영업활동의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지표지만, 실제 상환 여력은 보유 현금과 기존 차입금, 최종 인수금융 규모, 향후 투자 지출을 함께 따져야 판단할 수 있다.

 

골프존홀딩스와의 갈등도 변수다. 골프존홀딩스는 당초 경영권 보장과 기업공개(IPO) 추진을 전제로 MBK파트너스와 협력해왔다며 매각에 반발했다. 또 자신들이 소유한 골프장 4곳을 골프존카운티에 낮은 임대료와 무보증금 조건으로 임대해왔다며 계약 조건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임대차 조건이 바뀌면 골프존카운티의 비용 부담과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거래의 성패는 1조8000억원이라는 기업가치에 담긴 기대를 실제 실적으로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이용객 감소 속에서도 기존 골프장의 수익성을 지키고 숙박·휴양 사업의 매출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 골프장별 수익성과 현금흐름, 차입금 상환 부담, 신규 레저 사업의 매출이 새 주인의 투자 성과를 가를 핵심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