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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포제련소 앞 낙동강, 멸종위기 수달의 ‘사계절 터전’ 됐다

한겨울 얼음 위도, 한여름 강물도
2022년 첫 공식 촬영 이후 수년째 출현
폐수 없는 석포제련소…5400억원 투자

경북 봉화의 영풍 석포제련소 앞 낙동강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이 사계절 내내 포착되고 있다. 올해 들어 수달이 연초 겨울부터 봄·여름·가을까지 계절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수달의 관찰이 수년째 반복되면서 일시적인 출현을 넘어 제련소 인근이 수달의 안정적인 서식·활동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영풍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석포제련소 3공장 앞 낙동강에서 수달 한 쌍이 다정하게 헤엄치며 먹이 활동을 하다가 바위 위에 올라앉아 쉬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근처를 지나던 협력사 직원이 이 모습을 스마트폰 영상으로 촬영했다.

 

경북 봉화의 영풍 석포제련소 앞 낙동강에서 계절마다 포착된 수달의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2026년의 봄, 여름, 가을과 1월에 관찰된 수달.
경북 봉화의 영풍 석포제련소 앞 낙동강에서 계절마다 포착된 수달의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2026년의 봄, 여름, 가을과 1월에 관찰된 수달.

앞서 올해 7월 말에는 석포제련소 내수창고 앞 낙동강과 석포리천 합류 지점에서 수달 한 마리가 얕은 물에 몸을 담근 채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제련소 직원의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겼다.

 

6월에도 석포제련소 1공장 정문 인근 다리 아래 낙동강에서 수달이 한동안 강물 속을 헤엄치는 모습이 발견됐다. 한 달 전인 5월 역시 비슷한 장소에서 수달이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한겨울이던 올해 1월에도 수달의 활동이 확인됐다. 당시 수달 한 마리가 물고기를 잡아 얼음 위에서 먹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어 다른 수달 2마리가 합류해 총 3마리의 수달 가족이 얼음 위를 나란히 걷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수달의 활동이 이어진 셈이다.

 

석포제련소 주변에서 수달이 발견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1월 설 연휴에 출근하던 직원이 낙동강에서 수달을 발견해 영상으로 남긴 것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제련소 주변에서 수달의 모습이 목격됐다.

 

수달은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동물로 꼽힌다. 먹이원이 충분하고 하천과 주변에 적정한 서식 환경이 유지돼야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동일 수계에서 수년간 계절과 상관없이 반복 관찰되는 것은 해당 지역이 수달이 지속 이용할 수 있는 서식·활동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석포제련소는 2021년 5월 세계 제련소 가운데 최초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을 도입했다. ZLD는 제련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외부로 방류하지 않고 전량 재처리해 공정용수로 재이용하는 시스템이다.

 

ZLD 구축에는 475억원이 투입됐다. 하루 최대 4000㎥를 처리할 수 있으며, 현재 하루 평균 2000~2500㎥의 공정 사용수를 처리해 전량 재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88만㎥의 하천수 취수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영풍은 ZLD 구축과 함께 제련소 전반의 환경개선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을 수립한 이후 2025년까지 수질·대기·토양 등 환경 분야에 누적 5400억원을 투자했다.

 

영풍은 석포제련소 인근 낙동강의 수질 측정 결과에서도 환경개선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련소 주변 낙동강 국가수질측정망 조사 결과 카드뮴, 납, 시안, 비소, 수은, 구리 등 주요 중금속 성분이 모두 '정량한계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량한계 미만은 측정 장비가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최소 농도보다 낮은 수준을 의미한다. 수질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 역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몇년 전만 해도 보기 드물었던 수달이 이제는 제련소 앞 강에서 사계절 내내 마주치는 반가운 이웃이 됐다”며 “앞으로도 제련소 주변 생태계 보전을 위해 환경 관리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