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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리도 목소리 보탰다…롯데홈쇼핑, 시각장애 아동 위해 11년째 책 읽는 이유

배우 권유리가 시각장애 아동을 위해 동화책을 읽었다. 전문 성우도, 방송 프로그램 녹음도 아니었다. 책을 읽기 어려운 아이들이 이야기를 들으며 배울 수 있도록 자신의 목소리를 기부한 것이다.

 

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 제공    

기업들도 목소리를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시각장애 아동뿐 아니라 다문화가정 등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임직원이 직접 책을 읽고, 녹음한 음성을 오디오북으로 제작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배우 권유리와 함께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음성도서 제작 사업 '드림보이스'를 진행했다. 권유리의 녹음 준비와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은 지난 29일 유튜브 채널 '유리한TV'를 통해 공개됐다.

 

권유리는 지난달 22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홈쇼핑 본사를 찾아 음성도서 녹음에 참여했다. 등장인물의 감정과 이야기 흐름을 살피며 발음과 말하는 속도, 호흡 등을 조절했다. 시각장애 아동들이 목소리만으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권유리는 롯데홈쇼핑의 중소기업 상생 프로그램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대표 모델로 활동하면서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번에는 드림보이스 사업의 취지에 공감해 재능기부에 나섰다.

 

유튜브 영상 출연료 전액도 한국장애인재단과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시각·발달장애인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권유리는 "제 목소리로 시각장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수 있어 뿌듯했다"며 "제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이들에게 의미가 된다면 언제든 달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의 드림보이스는 2016년 시작됐다. 한국장애인재단과 함께 시각장애 아동의 독서와 학습 기회를 넓히기 위해 운영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방송업의 특성을 살려 쇼호스트와 음악감독 등 방송 전문가들이 낭독에 참여했고, 이후 임직원과 대학생으로 참여 범위를 넓혔다.

 

현재까지 제작한 음성도서는 223권이다. 오디오북 4550세트를 전국 1700여개 복지시설에 기증했다. 올해 3월에는 한국장애인재단에 제작 기금 7000만원을 전달했다.

 

올해 진행 중인 시즌9에서는 대학생 서포터즈를 기존 10명에서 20명으로 늘리고 영어 음성도서 제작을 처음 도입했다. 서포터즈는 로봇과 반도체, 금융 등 여러 분야의 도서 40권을 녹음하는 활동에 참여한다. 완성된 도서는 맹학교에 전달하고 시각장애인 전용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앞으로도 배우와 인플루언서의 참여를 확대하고 유튜브 콘텐츠를 활용해 음성도서 제작의 필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다른 기업들도 임직원 참여형 오디오북 제작에 나서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 7월 독서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목소리 기부 캠페인 '소리드림'을 진행했다. 2025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시각장애 아동과 다문화가정 아동에게 동화책과 음성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GC와 GC녹십자, GC셀 등 계열사 임직원 30명이 참여했다. 전문 성우에게 발성과 발음 교육을 받은 뒤 역할별 연습을 거쳐 동화책 12권을 녹음했다.

 

녹음한 음성은 전문가의 편집을 거쳐 오디오북으로 제작하며, 동화책 60권과 함께 용인시 종합가족센터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코웨이는 2023년부터 독서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목소리 기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임직원이 전문 성우의 발성 교육과 연기 훈련을 받은 뒤 동화책을 녹음하고, 완성된 오디오북을 시각장애 아동과 다문화가정 등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세 번째 낭독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거나 집에서 음성 파일을 제작해 제출했다. 코웨이는 오디오북 제작과 별도로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 학습 교구와 놀이책 제작 활동도 운영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도 직원들의 목소리를 활용한 기부가 이뤄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7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오디오북 제작 봉사활동 'KE-OZ 스튜디오'를 진행했다.

 

두 회사는 아나운서와 리포터 경력자, 기내 방송 경험이 있는 직원 등 20명을 선발했다. 참가자들은 전문 성우에게 교육을 받은 뒤 여행동화와 일반동화 8권을 녹음했다.

 

녹음한 음성을 독서 보조기기에 담아 동화책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오디오북 50세트를 제작했다. 당시 회사는 이를 시각장애인학교 등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S리테일은 다문화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목소리 기부에 나섰다.

 

지난 5월 임직원과 가족 30여명이 국제구호개발단체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동화 오디오북 제작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한국어 독서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다문화가정 아동을 위해 책을 직접 읽고 녹음했다. 제작된 음원은 전문가의 편집을 거쳐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이용하는 센터 35곳에 전달하도록 했다.

 

기업들이 목소리 기부에 나서는 이유는 독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시각장애 아동은 일반 인쇄도서를 읽는 데 제약이 있고, 일부 다문화가정 아동은 언어 환경에 따라 한국어 책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다만 지원 대상에 따라 필요한 콘텐츠는 다르다. 시각장애 아동에게는 정확한 낭독과 함께 그림·도표 등 시각 정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수 있고, 다문화가정 아동에게는 한국어 이해 수준에 맞춘 음성 콘텐츠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효과를 높이려면 제작한 오디오북의 수량뿐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책이 충분히 제공되는지, 완성된 자료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기업들의 목소리 기부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독서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