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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에서는 승리만이 ‘절대선’...삼성 박진만 감독의 ‘파격의 연속’ 마운드 운용이 옳았다, 왜냐면 이겼으니까

[남정훈 기자] 1승, 1패의 무게감이 정규시즌의 10배, 아니 100배 이상인데다 1승, 1패에 한 해 농사의 ‘풍흉’이 결정되는 단기전에서는 순간의 선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곤 한다. 선발 투수를 2회에 내리는 파격? 상관없다. 승리라는 결과만 가져올 수 있다면 무조건 OK다. 단기전은 선수들의 기록이나 자존심 따위는 필요없다. 오로지 ‘승리’만이 절대선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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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2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플레이오프(PO, 5전3승제) 3차전에서는 삼성 박진만 감독의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이 승부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삼성이 6-4로 이겼으니 박 감독의 모든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다는 얘기다. 단기전은 철저히 결과론이다.

 

경기 초반 운이 따른 건 삼성이었다. 3번 구자욱이 시라카와의 원바운드성의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김태군이 이를 블로킹하지 못하면서 뒤로 빠졌고, 낫아웃으로 1루에 나갔다. 블로킹 미스라기보다는 나태한 블로킹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김태군의 아쉬운 플레이였다. 이닝이 끝났어야 할 상황이 2사 1루가 됐고, 디아즈가 상대의 아쉬운 플레이에 철퇴를 가했다. 시라카와의 높은 포심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라인드라이브로 우측 담장을 넘겼다. 2-0. 삼성의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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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리드는 오래 가지 못했다. 선발 최원태가 2회 선두타자 카스트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1사 후 김선빈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김규성을 유격수 인필드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하나 했지만, 상대 8,9번인 김태군과 하주석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2-2 동점이 됐다.

 

박진만 감독은 여기서 결단을 내렸다. 흐름을 끊기 위해 1.2이닝 만 던진 최원태를 곧바로 마운드에서 내리고 좌타자인 박재현을 상대하기 위해 좌완 불펜 배찬승을 올렸다. 배찬승이 박재현에게 적시타를 맞았다면 박진만 감독의 결단은 희대의 악수가 될 뻔 했지만, 배찬승은 박재현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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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박 감독의 한 박자, 아니 두 박자 빠른 투수 교체는 빛을 발했다. 배찬승에게 3회까지 책임지게 한 뒤 이재희에게 2이닝을 맡겨 5회까지 4-3으로 앞서자 6회 마운드에 원태인을 올렸다. 마무리 역할을 할 것이라던 원태인을 6회에 올리는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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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나성범에게 체인지업을 통타당해 4-4 동점을 허용하며 블론을 저질렀다. 멘탈이 무너질 법 했지만, 구자욱은 나머지 세 타자를 처리했다. 이후 삼성 타선이 7회초에 2사 2루에서 박승규의 적시 2루타, 구자욱의 적시타로 6-4로 달아나주면서 원태인은 승리 투수 자격을 갖추고 7회말 마운드에 섰다. 박재현과 김호령을 잘 처리하며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도영을 맞이했다.

 

여기에서 박진만 감독은 또 한 번 파격을 던졌다. 원태인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원래 보직이 선발이기에 짧게는 8회, 길게는 9회 끝까지 원태인에게 마운드를 맡길 것으로 봤지만, 박진만 감독은 ‘내일을 사는 선택’을 했다. 4차전에도 원태인을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원태인 대신 마운드에 오른 이승민은 김도영을 내야안타와 유격수 이재현의 실책으로 2루까지 보냈지만, 카스트로를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이승민은 8회 1사에 김선빈을 볼넷으로 내보내 위기를 맞았지만, 대타 이호연의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2루로 뛰던 김민규를 보고 커버들어가던 이재현의 정면으로 오는 행운으로 더블 아웃으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행운의 여신은 적어도 29일엔 계속 삼성의 편이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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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과 이승민은 모두 소진한 박진만 감독의 9회 선택은 베테랑 우완 김태훈이었다. 2사까지 잘 잡아낸 김태훈은 박재현에게 안타, 대타 한준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는 정규시즌 막판부터 LG와의 준플레이오프까지 결정적인 순간마다 홈런포로 팀을 구해냈던 김도영이었다. 대포 한 방이면 끝내기도 가능했다. 게다가 이날 3회에 배찬승의 152km짜리 포심을 밀어쳐 담장을 넘기며 손맛을 이미 보기도 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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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의 순간. 박진만 감독은 아시아쿼터 우완 사토시를 올렸다. 사토시가 김도영과 정규시즌에 딱 한 번 만나 홈런을 허용한 데이터 대신, 불펜에 남아있는 투수 중 가장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사토시의 힘을 믿은 선택이었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김도영은 사토시의 초구 140km짜리 포크볼을 받아쳐 3루 땅볼로 물어났다. 사토시는 공 1개로 세이브를 거두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박진만 감독은 최원태를 일찍 내린 초강수에 대해 “초반이라도 분위기가 넘어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위기에서 배찬승이 막아줘서 경기가 안 넘어갔다”고 그 장면을 승부처로 짚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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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구원 등판했던 원태인이 1.2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간 것에 대해서는 “원래는 원태인과 이승민 두 명으로 경기를 끝내고 싶었다. 그러나 투구 수도 많았고, 날씨도 좋지 않았다”고 했다. 9회 사토시를 올린 이유에 대해 “불펜에서 힘 대 힘으로 붙을 선수가 필요했다. 남은 투수 중에는 사토시의 구위가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