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황희찬은 들어갔는데 또 빠진 ‘코리안 메시’ 이승우…그의 태극마크는 왜 2년째 멈췄나

K리그1 32경기 8골 4도움에도 두 차례 연속 낙마
은퇴설 휩싸인 황희찬 등 ‘96라인’은 전원 재발탁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국제무대 템포·피지컬·수비 강도” 지적

프로축구 K리그1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한 공격수가 정작 국가대표팀에서는 2년 가까이 자취를 감췄다. 소속팀 전북 현대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태극마크와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는 이승우(28)의 이야기다. 감독이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은 선택. 국내 무대에서 통하는 공격 재능과 국제무대에서 요구되는 경쟁력 사이에는 어떤 간극이 있는 것일까.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9일 11월 A매치 원정 2연전에 나설 26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고, 새로운 얼굴과 대표팀 복귀 자원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승우의 이름은 없었다.

 

전북 현대 이승우 선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현대 이승우 선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9월 모레노 감독의 첫 소집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제외다. 특히 이번에는 대표팀 내부 갈등설과 일부 주축 선수들의 은퇴설까지 불거진 뒤 선수단 재정비가 이뤄지는 상황이었다. 새로운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이승우는 끝내 선택받지 못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이승우는 2026시즌 K리그1 32경기에 출전해 8골 4도움을 기록했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에는 9월까지 5골 2도움을 몰아치며 상승세를 탔다. 특유의 드리블과 과감한 전진 움직임, 좁은 공간에서 수비를 무너뜨리는 창의성은 여전히 그의 경쟁력이다.

 

K리그에서의 활약에도 대표팀 복귀 가능성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모레노 감독이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상황에서도 이승우는 두 차례 연속 선택받지 못했다.

 

마지막 태극마크는 2024년 10월이었다. 당시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황희찬과 엄지성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문선민과 함께 대체 발탁됐다. 2019년 6월 이란과의 평가전 이후 5년 4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였다. 같은 달 15일 이라크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후반 42분 교체 출전했지만, 이후 다시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번 명단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황희찬을 비롯한 이른바 '96라인'의 전원 발탁이다.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은 지난 9~10월 A매치 기간 대표팀 은퇴설과 주장 손흥민을 둘러싼 불화설의 중심에 섰다.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선수단 내부 갈등을 둘러싼 각종 추측이 확산했고, 일부 선수들의 동반 은퇴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모레노 감독은 논란을 겪은 세 선수를 이번 소집에서 모두 다시 불렀다. 황희찬은 소속팀 샬케04에서의 입지와 대표팀 내 역할을 둘러싼 물음표에도 발탁됐다. 기존 전력을 유지하면서 선수단 내부 문제를 수습하겠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모레노 감독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선수들과 충분히 대화했으며, 대표팀에 헌신할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팀에서도 의견 충돌은 있을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취지다. 주축 선수들의 복귀가 이뤄진 가운데 이승우의 자리는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전북 현대 이승우 선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현대 이승우 선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달수네라이브’에서 모레노 감독의 11월 명단을 분석하며 이승우의 반복된 대표팀 제외를 언급했다.

 

박 해설위원은 “이승우는 사실 명단 발표할 때마다 지금 3년째 물어보신다”며 “3년 동안 홍명보 감독이 한 번인가 뽑았고, 다른 감독들은 뽑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팬덤도 강하고 후반전에 들어가서 경기를 흔드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여러 감독이 이승우를 선택하지 않은 현실에 주목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국제무대에서 요구되는 경기 강도다. 박 해설위원은 “국가대표팀 레벨에 올라갔을 때 여러 팀과 붙으면 템포와 속도, 강도라는 게 있다”면서 “피지컬적인 강도나 수비 같은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공격 상황에서 빛나는 개인 기량만으로는 대표팀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대의 강한 압박 속에서도 공을 지켜내고 빠르게 판단하는 능력, 공격이 끊겼을 때 수비 전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움직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는 의미다.

 

실제 대표팀 공격진의 경쟁 구도도 만만치 않다. 이번 명단에는 손흥민을 비롯해 오현규(베식타시), 오세훈(시미즈 S펄스), 이동경(울산 HD) 등이 포함됐다. 2선에는 이강인, 이재성(마인츠), 황희찬, 송민규(CD 나시오날) 등이 포진했다. 각자 다른 장점을 가진 공격 자원이 이미 자리를 차지한 상황에서 이승우가 비집고 들어갈 공간은 좁다.

 

손흥민은 최전방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이강인은 창의적인 패스와 볼 간수 능력을 앞세워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 황희찬과 송민규 역시 측면 돌파와 전방 압박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이승우가 주로 강점을 보여주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 자리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

 

물론 K리그에서의 공격포인트가 대표팀 발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소속팀에서 많은 득점과 도움을 기록하더라도 대표팀이 요구하는 역할과 전술적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선택받기 어렵다. 특정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술적 적합성 역시 선수 선발의 중요한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