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세운4구역 심의 네 번째 보류…서울시 “매번 사유 달라져” 비판

市, 일관된 기준 따라 책임 있는 결정 촉구

서울시는 국가유산위원회가 세운4구역 매장문화유산 보존방안 심의를 또다시 보류하자 “일관된 기준에 따라 조속히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기존 심의 의견을 반영해 후속 조치를 했지만 새로운 사유로 보류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종묘와 세운4구역 모습. 연합뉴스
서울 종묘와 세운4구역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는 30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심의 보류 결과를 통보받았다며 기존 심의에서 제시된 요구사항을 이행한 뒤에도 새로운 보류 사유가 반복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시가 공개한 심의 경과를 보면 국가유산위원회 매장유산분과는 지난 21일 ‘원위치 보존 원칙 및 유적 주변 공간의 역사·문화적 정체성 확보’를 사유로 세운4구역 매장유산 보존방안 심의를 보류했다. 2024년 1월 최초 심의 이후 네 번째이자 올해 8월부터 세 차례 연속 보류다.

 

시는 특히 이번에 제시된 원위치 보존 원칙이 기존 조사·보존 조치와 다르다며 심의 기준의 일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문화재위원회는 2024년 1월 ‘이전보존’을 전제로 하층 유구 조사를 위한 상층 유구 해체·보존과 구체적인 보존방안 제출을 요구했지만 이번에는 원위치 보존을 원칙으로 내세워 심의를 보류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올해도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와 현지조사 등 관련 절차를 거쳤으나 심의마다 서로 다른 사유로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8월에는 ‘사업시행계획 변경 확정 후 재심의 필요’를 이유로 보류됐으나 종로구의 변경인가는 이미 6월 19일 고시됐다는 것이다. 9월에는 유구의 보존 위치와 방법 등을 확인할 현지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이달 16일 국가유산청과 관계 전문가들이 현장을 조사했지만 이후 심의에서도 다시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서울시청 청사 전경. 뉴시스
서울시청 청사 전경. 뉴시스

시는 매장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 필요성을 존중하며 관련 법령에 따른 국가유산위원회의 전문적 심의가 충실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초 이전보존을 계획했던 유적의 보존방식이 변경될 경우 보존·전시계획뿐 아니라 건축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기존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면 사유와 판단 근거, 구체적인 보완사항을 명확히 제시해 심의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매장유산 보존방안 심의와 종묘 세계유산영향평가는 법적 근거와 검토 목적이 다른 별개 절차라며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둘러싼 이견이 매장문화유산 심의를 지연시키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업 부지에서 발견된 유적의 보존방식을 정하는 심의와 건축물이 종묘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평가는 분리해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다. 주민의 재산권과 도심환경 개선을 기다리는 시민의 권익 또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는 “국가기관의 반복적인 심의 보류로 사업추진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그 부담은 사업시행자뿐 아니라 주민과 시민에게까지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가유산청은 더 이상 심의를 반복적으로 보류하지 말고 그간의 심의·조사 경과와 문화유산 보존, 시민의 권익을 함께 고려해 일관된 기준에 따라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