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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에 조이는 가슴, 갑작스러운 실신… “날씨 탓” 넘기면 위험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면 옷차림뿐 아니라 심뇌혈관 건강에도 신경 써야 한다.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오르고 심장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평소보다 적은 활동에도 가슴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어지럼증이나 실신, 두통을 모두 ‘추워서 머리로 피가 덜 가는 현상’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원인이 다양하고 응급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어 증상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가슴 조이는 통증… 쉬어도 지속되면 응급 신호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수축해 심장 근육에 필요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을 때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을 짓누르거나 조이는 듯한 통증이다.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심장이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할 때 발생할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권우찬 교수는 “협심증의 통증은 가슴에만 국한되지 않고 어깨나 팔, 목, 턱 등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일부 환자에게서는 호흡곤란과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숙한 통증이라고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 이전보다 자주 또는 심하게 아프거나, 활동할 때만 생기던 통증이 가만히 있을 때도 나타난다면 신속한 평가가 필요하다. 권 교수는 “가슴 통증이 이전보다 더 심해지거나 자주 나타나고 휴식을 취해도 지속되는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급성 심혈관질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한 압박성 흉통이나 팔·턱으로 퍼지는 통증, 심한 호흡곤란이 나타나면 활동을 중단하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직접 운전해 병원으로 가기보다 구급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눈앞 캄캄하면 먼저 눕기… ‘회복됐다’고 원인 넘기지 말아야

 

실신은 일시적으로 뇌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의식을 잃는 현상이다. 갑자기 일어서면서 혈압이 떨어지거나 수분·음식 섭취가 부족할 때 생길 수 있지만, 심장질환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추운 날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온 변화 때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눈앞이 흐려지고 쓰러질 것 같다면 넘어져 다치지 않도록 우선 누워 다리를 올린다. 누울 수 없다면 앉아 머리를 낮춘다. 실제로 의식을 잃었다면 회복 후에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운동 중 또는 누워 있다가 실신했거나, 흉통·심계항진이 동반되거나, 의식과 말·움직임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면 즉시 응급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두통도 ‘찬바람을 맞아서’라고 넘기지 말아야 할 경우가 있다. 갑자기 시작된 극심한 두통,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의 힘 빠짐,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 시야장애는 뇌출혈이나 뇌졸중을 의심할 신호다. 증상이 잠시 좋아져도 기다리지 말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외출 전 기온 확인… 새벽 무리한 운동 피해야

 

예방의 기본은 갑작스러운 추위 노출을 줄이는 것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고 모자·장갑·목도리로 보온한다. 협심증 환자는 입과 코를 느슨하게 가려 찬 공기를 직접 들이마시는 것을 줄이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유독 추운 날에는 실내 운동으로 바꾸고, 운동 중 흉통이나 어지럼증이 생기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권 교수는 “기존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을 갖고 있거나 기존에 협심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외출 전 기온을 확인하고 갑작스러운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운동을 할 때도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적절한 강도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운 시간대에 갑자기 달리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활동도 피하는 편이 좋다. 평소에는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관리하고 처방받은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약을 임의로 늘리거나, 증상이 없다고 중단하기보다 의료진과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 교수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를 관리하면서 금연, 식습관 개선, 운동 등 생활 습관을 함께 조절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