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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화벌이 절반"…바이낸스 사태에 '코인 도둑질 산업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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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유지 자금 확보책…전세계 가상화폐 탈취 60% 북한 소행"
"수학·과학 잘하는 어린이 골라 기간산업 떠받칠 전문해커 육성"
"세계에서 가장 숙련된 해킹단"…AI 발달 따라 향후 위협 급증할듯

북한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8조원대 해킹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자리 잡은 해킹 산업에 재조명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들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고립된 북한이 정권 유지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해커를 육성하고 가상화폐를 탈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가상자산.

30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해커들이 탈취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화폐는 약 20억달러(약 2조9천억원)로, 전 세계 가상화폐 탈취액의 약 60%에 달했다.

이번 바이낸스 해킹 피해액은 사상 최대인 63억달러(약 8조4천억원)로, 북한 국민총소득(GNI)의 약 5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이러한 가상화폐 탈취 공격은 201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이 검토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2023년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가상화폐 기업 공격은 총 58건, 피해액은 약 30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문가 패널은 해킹으로 탈취한 자금이 북한 외화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탈취한 자금으로 무기 개발 프로그램 비용의 40%가량을 충당한다는 추산도 나왔다.

사실상 해킹을 통한 가상화폐 탈취가 북한의 주요 '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북한은 그간 핵 프로그램과 함께 사이버전에도 막대한 투자를 이어왔으며, 전문 인재 육성 체계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 시절 수학과 과학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을 선발해 3∼5년간 사이버전 훈련에 투입한 뒤, 우수자는 대학 전문과정에 진학시키는 방식이다.

실제로 북한인권위원회는 올해 보고서에서 평양 모란봉대학이 군사학과 해킹·암호 해독을 결합한 5년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일부 정예 요원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추가 훈련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이들은 국가가 공인한 활동을 이어가는 만큼, 자국 내 형사 기소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른 지역 해커들보다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은 "북한 해커들은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숙련된 사이버 행위자들"이라며 "이들은 체계적인 훈련을 거쳐 정권의 외화벌이를 위해 투입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북한은 1990년대 '슈퍼노트'라 불리는 정교한 100달러 위조지폐를 제작했고, 2000년대에는 필로폰 등 마약 제조·밀매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사이버 범죄로 눈을 돌린 북한은 2014년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으로 세계적인 악명을 얻게 됐다. 이 사건은 소니 픽처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암살 음모를 그린 코미디 영화 개봉을 추진한 데 따른 보복으로 받아들여졌다.

2022년에는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블록체인 기반 게임 네트워크인 로닌 네트워크에서 약 6억2천만달러(약 8천억원)를 훔친 것으로 지목됐으며, 2024년에는 라자루스 산하 조직으로 알려진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가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DMM비트코인에서 3억800만달러(약 4천억원)를 탈취했다.

트레이더트레이터는 지난해 2월 바이비트 거래소에서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5억달러(약 2조원)를 탈취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최근 인공지능(AI)의 발달로 향후 북한의 해킹 위협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사이버보안업체 스텔스몰의 사이먼 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가 해커들의 보안 취약점 탐색과 공격 자동화를 돕고 있다며 "AI는 해커들에게 날개를 달아줬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