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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요금 뜯기고 사기범 몰리고…“내 명의로 알뜰폰 3대 뚫렸다” [수민이가 화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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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개통 ‘알뜰폰’, 책임은 누가?
”허술한 인증으로 판매만 몰두하는 개통 업체들
‘자동납부 승인 ***님, LG유플러스통신요금 5940원’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위해 AI(인공지능)을 사용하여 제작한 사진. 챗GPT 생성 이미지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위해 AI(인공지능)을 사용하여 제작한 사진. 챗GPT 생성 이미지

지난달 10일 사용중인 카드사로부터 이런 문자를 받은 최모 씨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LG유플러스 관련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데 요금이 결제됐기 때문이다. 이런 문자가 연달아 세 건이나 됐다. 최 씨가 사용중인 기기가 세 개라는 뜻이다.

 

휴일 중 문자 메시지를 받은 탓에 12일에야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연락한 최 씨는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최 씨 명의로 알뜰폰 세 대가 개통돼 요금이 결제됐다는 것이다. 알뜰폰이 개통된 곳은 TPLUS와 U+유모바일이었다. 두 곳의 고객센터에 전화했더니 주민등록증 등 인증수단에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해 셀프 개통이 이뤄졌다고 했다.

 

최 씨는 2일 “그동안 통신, 은행, 카드사 등이 해킹됐다는 뉴스를 많이 봤는데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며 “이번에 내 개인 정보가 어떤 식으로 유출돼 알뜰폰까지 개통됐다는 얘기를 듣고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 알뜰폰은 불법 개통으로 끝나지 않았다. 고객센터에 따르면 최 씨 명의로 개통된 세 폰 중 2개 폰은 개통 1주일여 만에 경찰로부터 연락이 와서 범죄에 연루된 혐의가 있다면서 일시 정지 요청을 받은 상태였다. 최 씨가 서둘러 알뜰폰 해지 요청을 하고, 도용된 주민등록증과 카드 재발급 절차를 밟는 동안 또 다른 경찰로부터 연락이 왔다. 나머지 1개 폰 또한 ‘노쇼 사기’에 연루됐다는 것이었다. 명의도용 피해자인 최씨는 졸지에 ‘사기’ 공범 의혹까지 받을 판이었다.

최 씨가 경찰 조사 후 받은 사건사고 사실 확인서.
최 씨가 경찰 조사 후 받은 사건사고 사실 확인서.

최 씨는 경찰서를 찾아가 고소장을 쓰고 수사를 요청했다. 피해 금액의 규모를 떠나 최 씨와 같은 피해자가 더 많을 수 있고 불법 명의도용이 만연한 행태에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고 한다. 최 씨는 “경찰에서도 휴대폰을 개통하려면 인증 절차가 필요한데 어떻게 세 개나 불법 개통됐냐고 의아해 하더라”며 “요즘 같은 세상에 범죄 집단을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최 씨가 명의도용의 피해를 입었음에도 결제된 요금을 되돌려 받을 절차가 없다는 점이다. 최 씨는 카드사와 명의도용 알뜰폰을 개통시킨 TPLUS와 U+유모바일쪽에 전화를 걸어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카드사 측은 통신사쪽으로부터 승인 요청을 받아 정상적으로 결제 승인이 이뤄졌으니 단말기 개통한 쪽에 문의를 하라는 입장이고, 단말기 개통한 쪽은 신청서 양식에 주민등록번호와 카드 결제 번호가 제대로 적혀있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것이었다.

최 씨가 자신의 명의로 불법 개통된 알뜰폰 고객센터로부터 받은 가입 신청서. 최씨 개인 정보는 보호를 위해 지웠다.
최 씨가 자신의 명의로 불법 개통된 알뜰폰 고객센터로부터 받은 가입 신청서. 최씨 개인 정보는 보호를 위해 지웠다.

알뜰폰이 개통에 그치지 않고 사기 등 범죄에 사용되고 있는데도 개통 인증 절차가 허술하고 피해 구제책도 없는 셈이다. 한 마디로 어떤 불법 행위로 취득된 개인 정보라도 온라인을 통해 신청서를 쓰고 셀프 개통하면 단말기 개통업체들은 아무 책임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 휴대폰의 경우 실제 사진 촬용을 통해 주민등록증을 인증하거나 계좌 번호로 특정 숫자를 보내 실제 계좌의 주인인 지를 인증하는 등 이중, 삼중의 인증 절차를 밟는데 반해 알뜰폰은 주민등록증 번호와 카드 번호만 맞으면 셀프 개통이 이뤄진다.

 

최 씨가 자신의 명의로 개통된 3개 알뜰폰의 신청서를 받아 대조해보니 개통 날짜도 같고 서류에 이용가능한 핸드폰으로 010-5698-85**, 이메일 주소로 asdf**@naver.com을 쓰는 등 동일인이 저지른 것처럼 보였다. 최 씨는 “알뜰폰 개통 업체들은 명의가 도용됐든 아니든 자신들은 팔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식이었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온라인 가입이더라도 인증 절차를 강화해서 ‘대포폰’이 활개치는 사회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