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추가 이전을 추진하면서 지역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전 기관의 규모가 곧바로 신규 주택 수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종 추가 이전이 지속적인 주택 수요로 이어지려면 실제 인구 정착을 뒷받침할 생활 기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수도권 중앙행정기관과 소속기관 등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세종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27개 기관은 내년부터, 나머지 17개 기관은 청사 신축을 거쳐 순차적으로 옮길 예정이다. 이전 대상 기관의 공무원 정원은 총 9929명이다.
세종 주택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 전세가격은 0.11% 올랐다. 다만 이 같은 가격 움직임을 추가 기관 이전에 따른 주택 수요 증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세종으로 거주지를 옮길지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과거 공공기관 지방이전 때도 인구가 늘어난 곳은 일부에 그쳤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제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 성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이전한 14개 시·군·구 중 인구가 증가한 곳은 강원 원주와 전남 나주, 충북 진천, 제주 서귀포, 세종 등 5곳이었다. 나머지 9개 지역은 인구 감소세를 이어갔다.
직원들의 실제 정착 여부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이전 기관 105곳 중 60곳은 수도권 통근 셔틀버스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혁신도시의 지난해 말 기준 이전 공공기관 직원 가족동반 이주율은 50.5%로 전국 10개 혁신도시 평균(71.6%)보다 21.1%포인트 낮았다. 기관이 지방으로 옮겨도 직원과 가족의 거주지 이전은 별개의 문제인 셈이다.
세종 역시 추가 기관 이전에 앞서 교통 등 생활 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이 시작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출퇴근 시간대 교통혼잡이 여전하다. 내년부터 추가 기관 이전이 시작되는 반면 금강을 가로지르는 8번째 교량은 2032년에야 준공될 예정이다.
장민영 건축공간연구원 지역재생본부장은 “공공기관 이전 규모가 곧바로 신규 주택 수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 거주지를 옮기는 인구와 주거비 부담, 지역의 생활 여건 등을 고려해 주택 공급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