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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제조업 인력난 해소 기여”… 영세사업장 효과 더 컸다

이주노동자 경제효과 논문 주목

“근로자 1000명↑ 부족인원 934명↓
10~29인 사업장 385명 감소 효과”
지역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

李대통령 “임금 전부 송금” 발언에
노동계 반발… 3일 靑서 규탄 회견

이재명 대통령의 ‘외국인 근로자’ 발언 이후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예고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국내 경제에 기여하는 면을 규명한 논문들이 주목을 받고 있어, 당분간 논쟁은 지속할 전망이다.

 

양준석 대전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장윤섭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이 한국경제포럼에 올해 투고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제조업 인력 부족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1일 보면, 외국인 근로자 수가 늘어날 때 국내 제조업 업장에서 부족한 인원이 유의미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수가 1000명 늘어나면 국내 제조업 업장에서 부족한 인원이 934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 인원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인원을 뜻한다.

 

영세 사업장에서 특히 효과가 컸다. 10∼29인 사업장에서 외국인 근로 인원이 1000명 증가할 때 385명의 부족 인원이 감소했다. 10인 미만 사업장은 251명, 30∼99인 사업장은 138명, 100∼299인 사업장은 123명이었고, 300인 이상 사업장은 36명으로 효과가 가장 작았다.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중소 제조업체의 인력난 완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게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소규모 기업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의존 효과가 큰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기업은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만성적인 내국인 구인난을 겪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 근로자를 사실상 내국인 근로자의 대체인력으로 활용하며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고용허가제(E-9·H-2)로 입국한 외국인이 지역경제 성장에 기여한다는 논문도 있다. 학술지 ‘국가정책연구’에 2024년 게재된 논문을 보면 E-9·H-2 외국인 이주자 비율이 높아질수록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에 미치는 정(+)의 영향이 강화됐다. 이는 2012∼2019년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다.

 

이런 연구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 취지와 일정 부분 배치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농축산 업계의 내국인 고용 문제를 언급하며 “외국인 노동자를 불러다가 (일)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임금을) 전부 다 송금하니까”라고 말했다. 앞서 1월 울산 타운홀 미팅에서도 이 대통령은 조선업계 일부 의견이라며 “외국인 노동자를 조선 분야에 싸게 고용하는 건 좋은데 지역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냐, (중략) 논란이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 발언에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이주노동자를 ‘송금 기계’로 헐뜯고 차별을 정당화한 혐오 발언”이라 규탄했다. 특히 조선업계에서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일반기능인력(E-7-3) 비자로 대규모 외국인 근로자들이 유입됐는데 이들이 임금체불을 겪고 있다는 문제도 거론됐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이주노동자들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 운운하기 전에 최소한 이들에게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지급했는지 되물어야 한다”며 “정당하게 받아야 할 임금도 받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에게 경제적 기여가 작다고 말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소리냐”고 비판했다.

 

민주노총과 전국이주인권노동시민사회는 3일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의 이주민 차별 혐오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