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분리를 대전제로 한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시행된 지 꼬박 한 달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새 제도가 안착되긴커녕 혼란만 심화하는 모양새다. 준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개문발차’한 탓에 후폭풍이 거세다는 지적이다.
기존 검찰의 수사·기소 기능을 넘겨받아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은 모두 인력난에 시달리는 한편, 각각 수사 인프라 미비와 새 제도 시행에 따른 혼선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수사 부담이 가중된 경찰 역시 일선 경찰관들의 수사 경험과 법적 전문성 부족 등으로 허덕이는 모양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청이 폐지된 날이자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지난달 2일 이후 각 기관은 하나같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수청의 경우 개문발차를 넘어 아직 제대로 달리지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력부터가 정원(2874명)의 3분의 2 수준인 1900여명인 데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KICS) 기능 미비로 모든 사건기록을 종이로 넘겨받고 있는 실정이다. 압수수색영장이나 구속영장까지 종이 형태로 들고 법원을 오가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전국 지방중수청이 송치한 건수는 3건, 피의자를 구속한 건수는 5건에 불과하다. 대전·광주·대구·부산지방중수청은 구속 및 송치 건수가 0건이다. 수사기관 간 담당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고소·고발 등 사건을 배당했다가 이첩하는 일도 빈번하다.
경찰은 경찰대로 수사 업무 증가에 허덕이는 형편이다.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후 공소청이 하루 440건 넘게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데다 신청한 영장이 청구되지 않는 경우도 이전보다 크게 늘어서다.
공소청의 경우 검사가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피해자가 직접 증거를 들고 수사기관과 공소청을 전전하는 상황이 현실화했다는 비판이 높다. 검사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확보한 ‘사실관계 확인 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다. 검사 인력 부족으로 공소유지와 미제사건 처리 등 업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이라도 업무량이 얼마나 늘었는지부터 파악하고, 수사인력 배치·분담 방식과 전문성을 높여 생산성을 끌어올릴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