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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곱창 먹으면 췌장암?…먼저 끊어야 할 ‘1순위’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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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김밥이 췌장암 유발?…직접적인 연구 근거는 부족
고지방 식단 실험에서 변화…곱창의 발암 위험 입증 못해
췌장암은 흡연·당뇨·비만 주의…췌장염은 담석·과음 경계

떡볶이는 탄수화물이 많아 췌장을 혹사시키고, 곱창은 기름져서 췌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말이 돈다. 하지만 특정 음식을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췌장암이 생긴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떡볶이와 김밥 등 특정 음식이 췌장암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위키미디어 제공
떡볶이와 김밥 등 특정 음식이 췌장암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위키미디어 제공

췌장암은 예후가 나쁜 암이 맞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가 지난 1월 20일 발표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2023년 진단받은 췌장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17.0%로, 전체 암의 73.7%보다 크게 낮다. 5년 상대생존율은 암 환자의 생존율을 같은 연령·성별 일반 인구의 기대생존율과 비교한 지표다.

 

◆떡볶이 먹으면 인슐린 과다 분비?…식후 혈당 상승은 정상 반응

 

탄수화물을 먹으면 혈당이 오르고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 에너지로 쓰이도록 돕는 호르몬이다. 식후 인슐린 분비는 정상 반응이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고 췌장암이 생긴다는 근거는 없다.

 

문제는 과식과 체중 증가가 오래 이어질 때 나타나는 인슐린 저항성이다. 세포가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으면 췌장은 혈당을 맞추기 위해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한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혈당 조절 기능이 떨어져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만과 당뇨병은 췌장암의 알려진 위험 요인이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췌장암 발생 위험이 없는 사람보다 1.8배 높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췌장암 때문에 당뇨병이 새로 생기기도 한다. 중장년층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당뇨병이 생기고 체중까지 줄면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떡볶이나 김밥을 끊을 필요는 없다. 튀김과 단 음료를 곁들여 자주 먹는다면 전체 섭취량부터 줄이면 된다. 라면과 김밥을 함께 먹을 때도 양을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 식품을 곁들이는 게 낫다.

 

◆곱창 먹으면 췌장암 걸린다?…고지방 식단 쥐 실험의 한계

 

기름진 음식과 췌장암의 관계를 볼 때 참고할 동물실험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 연구진이 2025년 국제학술지 ‘영양학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췌장암이 생기기 쉽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쥐에게 21주 동안 식단을 달리 줬다.

 

한 집단에는 전체 열량의 60%를 지방으로 채운 고지방 식단을, 다른 집단에는 지방 비율 11%의 저지방 식단을 먹였다. 세 번째 집단은 처음 8주 동안 고지방 식단을 먹인 뒤 나머지 13주는 저지방 식단으로 바꿨다.

 

고지방 식단을 계속 먹은 쥐는 저지방 식단을 먹은 쥐보다 체중 증가량이 1.7배 많았다. 췌장암 발생 과정과 관련된 초기 조직 변화도 60% 더 많이 관찰됐다.

 

실제 암이 확인된 쥐는 고지방 식단 집단 21마리 중 2마리였고, 저지방 식단 집단 21마리에서는 암이 나오지 않았다. 중간에 저지방 식단으로 바꾼 쥐는 체중이 대조군 수준으로 돌아왔고, 초기 암 관련 변화의 진행도 둔화했다.

 

연구진이 쥐에게 먹인 것은 곱창이 아닌 지방 비율을 조절한 실험용 사료다. 당류의 영향을 구분하기 위해 당 함량도 낮췄다.

 

이번 연구는 고지방 식단과 비만이 췌장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동물실험이다. 사람이 곱창을 먹었을 때 췌장암 위험이 커지는지, 탄수화물 중심 식단은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조사하지 않았다. 연구진도 사람에게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혀 곱창이 췌장암을 일으킨다는 근거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급성 췌장염 주요 원인은 담석·과음…췌장암과 구분해야

 

매운 음식을 먹고 윗배가 아프면 췌장염부터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병·신장병연구소(NIDDK)는 매운맛을 급성 췌장염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지 않는다. 가장 흔한 원인은 담석과 과도한 음주다.

 

담석이 이동하면서 담관이나 췌관의 배출 부위를 막으면 췌장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혈중 중성지방이 지나치게 높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한 경우에도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은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회복하지만, 심하면 생명을 위협한다. 염증이 반복되면 만성 췌장염이 되어 췌장 조직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만성 췌장염은 소화 효소와 인슐린 분비 기능을 떨어뜨리고 췌장암 발생 위험도 높인다. 과도한 음주 역시 췌장염의 주요 원인이어서 만성 췌장염을 거쳐 췌장암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두 질환의 위험 요인은 다르다. 급성 췌장염은 담석이 대표적이고, 췌장암은 흡연, 비만, 당뇨병, 만성 췌장염, 가족력, 고령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반대로 췌장암이 췌관을 막아 췌장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췌장암 위험 줄이려면…음식보다 금연·체중 관리부터

 

가장 먼저 점검할 생활습관은 흡연이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췌장암의 약 3분의 1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다.

 

특정 음식을 무조건 피하는 것보다 금연,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신체활동, 균형 잡힌 식사가 우선이다. 당뇨병이나 만성 췌장염이 있다면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진단받은 가족의 수와 발병 연령 등을 토대로 유전 상담이나 고위험군 검진이 필요한지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을 실천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당뇨병이 있다면 꾸준한 혈당 관리도 필요하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을 실천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당뇨병이 있다면 꾸준한 혈당 관리도 필요하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증상도 알아둬야 한다. 급성 췌장염은 명치나 윗배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등으로 퍼지기도 하며, 구역질과 구토, 발열이 동반될 수 있다.

 

통증이 심하거나 계속 악화하면 즉시 진료받아야 한다. 췌장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유 없는 체중 감소, 황달, 지속적인 복통이 있다면 검사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떡볶이나 곱창을 먹었다고 걱정하기보다 흡연 여부와 체중, 혈당을 점검하고 췌장암 가족력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