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면세로 구매한 과자나 음료를 하나라도 먹으면 함께 산 다른 물건까지 소비세를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공항에서는 항공사에 짐을 맡기기 전에 세관 확인을 마쳐야 한다. 일본의 면세 제도가 이달부터 바뀌면서 여행객들의 주의가 필요해졌다.
2일 일본 관광청과 일본 세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소비세를 먼저 징수한 뒤 출국할 때 돌려주는 ‘사후 환급제’를 시행했다.
기존에는 면세점에서 여권을 제시하면 소비세를 제외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었다. 앞으로는 세금이 포함된 가격으로 결제한 뒤 출국할 때 구매 물품을 일본 밖으로 가져간다는 사실을 세관에서 확인받아야 환급받을 수 있다.
특히 주의할 점은 환급 여부를 구매기록 단위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같은 영수증에 포함된 면세품 중 하나라도 일본에서 소비하거나 분실하면 나머지 물품도 소비세를 돌려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돈키호테에서 화장품과 과자, 음료를 한꺼번에 면세로 구매한 뒤 여행 도중 과자를 먹었다면 화장품과 음료를 그대로 가지고 있더라도 환급받지 못한다. 일본에서 먹거나 사용할 물품은 면세 구매 물품과 별도로 결제해야 한다.
공항에서 수하물을 부치는 순서도 중요하다. 면세품을 위탁수하물로 보낼 경우 항공사에 짐을 맡기기 전에 세관 확인을 마쳐야 한다. 짐을 먼저 부친 뒤 세관에서 실물 검사를 요구받으면 물품을 제시할 수 없어 환급받지 못할 수 있다.
출국할 때는 공항에 설치된 면세 절차용 단말기에 여권을 제시해야 한다. 별도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정이 나오면 절차가 끝나지만,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세관 직원에게 구매 물품을 직접 보여줘야 한다.
나리타·하네다·간사이·주부·후쿠오카·신치토세·나하 등 주요 7개 공항에서는 ‘비짓재팬웹’(Visit Japan Web)을 이용한 온라인 절차도 가능하다. 다만 국제선 출발 로비의 전용 무선인터넷 접속 구역에서 이용해야 하며, 실물 검사를 요구받을 수 있다.
면세 기준은 같은 매장에서 하루 동안 구매한 물품의 세전 합계 5000엔(약 4만2000원) 이상이다. 구매일 다음 날부터 90일 이내에 출국하면서 세관 확인을 받아야 한다.
소비세는 세관 확인이 끝난 뒤 면세점이나 환급 대행업체가 돌려준다. 환급 방법과 지급 시점, 수수료는 업체마다 다르다. 여행객은 구매할 때 소비세를 먼저 부담해야 하고 출국 전 별도 절차까지 거쳐야 하는 만큼 면세 쇼핑에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들 수 있다.
반면 구매 제한은 일부 완화됐다. 화장품과 의약품 등 소모품에 적용되던 하루 50만엔(약 424만원)의 면세 구매 상한이 폐지됐고, 특수 봉투에 밀봉해야 했던 의무도 사라졌다. 다만 포장을 뜯을 수 있게 됐더라도 일본에서 사용하거나 소비하면 환급받을 수 없다.
일본 정부는 면세로 구매한 고가 상품을 자국 내에서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행위를 막기 위해 제도를 개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