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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5알 털어 넣는데 왜 피곤할까…같이 먹으면 ‘말짱 도루묵’ [헬스&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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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 통로 겹치는 칼슘·철분, 동시 복용 시 효과 반토막
만성 피로를 풀기 위해 무심코 손바닥에 모아 삼키는 영양제 조합이 오히려 체내 흡수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만성 피로를 풀기 위해 무심코 손바닥에 모아 삼키는 영양제 조합이 오히려 체내 흡수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출근하자마자 탕비실 정수기 앞에서 노란색 종합비타민, 투명한 노란빛 오메가3, 큼직한 흰색 마그네슘 알약을 한 손에 쥐고 물 한 모금에 털어 넣는다. 책상 한구석을 약국 매대처럼 채워둔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흔한 아침 풍경이다.

 

만성 피로를 어떻게든 털어내 보겠다고 매달 수만 원에서 십수만 원씩 결제하지만, 정작 오후가 되면 눈꺼풀은 여전히 천근만근이고 헛배만 부르거나 속이 쓰리기 일쑤다. 비싼 돈 들여 챙겨 먹은 영양제가 피로 해소는커녕 체내에서 서로를 밀어내며 소화기만 괴롭히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좋은 영양제도 ‘한 입 털어 넣기’를 멈추지 않으면 비싼 소변과 속 쓰림만 남는다.

건강기능식품은 단일 성분의 함량뿐 아니라 복용 시간대와 다른 영양소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섭취해야 한다.게티이미지뱅크
건강기능식품은 단일 성분의 함량뿐 아니라 복용 시간대와 다른 영양소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섭취해야 한다.게티이미지뱅크

◆ 칼슘과 철분 ‘동시 복용’ 금물…체내 흡수 통로 겹쳐 효과 반토막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는 칼슘과 철분을 한 번에 삼키는 일이다. 두 성분은 장벽을 뚫고 체내로 흡수될 때 같은 문(수용체)을 쓴다. 문은 하나인데 덩치 큰 미네랄 둘이 동시에 밀고 들어오니 병목 현상이 생긴다. 결국 둘 다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대변으로 빠져나간다.

 

철분은 위산이 충분히 분비되는 아침 공복에 비타민C나 오렌지 주스를 곁들여 마실 때 흡수가 가장 잘된다. 반면 칼슘은 신경을 가라앉히고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는 성질이 있어 활동하는 낮보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먹어야 효과를 제대로 본다. 두 성분을 다 챙겨 먹는다면 최소 두 시간 이상의 시차를 둬야 돈을 버리지 않는다.

 

◆ 칼슘·마그네슘과 만난 종합비타민…미네랄 충돌로 속 쓰림 유발

 

마그네슘과 칼슘, 여기에 아연과 구리까지 들어간 종합비타민을 한 번에 삼켰다가 명치 끝이 묵직해지거나 메스꺼움을 겪은 경험도 흔하다. 성분표상으로는 완벽한 한 알 같지만, 2가 양이온 미네랄들이 장 속에서 한꺼번에 흡수 경쟁을 벌이며 위장에 과부하를 걸기 때문이다.

 

특히 마그네슘은 위산 농도를 떨어뜨리는 제산제 역할을 겸하는 경우가 많아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겐 더부룩함의 주범이 된다. 미네랄이 듬뿍 든 종합비타민은 식사 도중이나 점심 직후에 먹고, 근육 이완과 수면을 돕는 마그네슘 단일제는 퇴근 후 저녁 식사 뒤나 잠들기 1시간 전으로 밀어내는 것이 속을 지키는 요령이다.

제형과 성분이 서로 다른 캡슐·정제 영양제는 체내 용해와 흡수 과정이 달라 적절한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형과 성분이 서로 다른 캡슐·정제 영양제는 체내 용해와 흡수 과정이 달라 적절한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유산균은 ‘기상 직후 미온수’, 지용성은 ‘기름진 점심 식후’

 

먹는 순서와 시간대만 재배치해도 영양제 체감 효과는 확 달라진다. 열과 위산에 유독 약한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은 위산 분비가 가장 덜한 아침 눈뜨자마자 미지근한 물 한 컵으로 식도를 씻어낸 뒤 단독으로 넘겨야 생균이 장까지 무사히 내려간다.

 

반면 오메가3, 비타민D, 루테인 같은 기름 성분의 지용성 영양제는 빈속에 먹으면 흡수가 거의 안 될뿐더러 하루 종일 목구멍으로 비린 기름 냄새가 올라오는 불쾌감을 준다. 지용성 성분은 음식물 속 지방과 만나야 담즙산이 뿜어져 나오면서 스펀지처럼 흡수된다. 이들은 샌드위치든 찌개든 기름기가 적당히 섞인 점심 식사를 마치자마자 바로 삼키는 게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