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등 자연재해가 잦은 일본의 방재 사령탑 역할을 할 방재청이 2일 정식 출범하면서 ‘대국민 긴급 요청’을 통해 식량 비축 등을 촉구했다.
호소노 고시 초대 방재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에게 물과 식량 등을 ‘최소 사흘치, 가능하면 일주일치’ 비축하고, 건물 내진화 및 가구 고정, 피난 장소·경로 확인 등을 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전국 지방자치단체에는 대피소 환경 개선 및 귀가 곤란자 대책 점검을, 각 부처에는 난카이(南海) 트로프 대지진과 수도권 직하 지진(진원이 도쿄 바로 아래인 지진)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 긴급 요청 내용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일본 내에서는 며칠 전부터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기도 했다. 호소노 방재상은 “국가급 재해에서는 방재청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국민 개개인의 방재 의식 향상, 지자체와 중앙부처의 철저한 대책이 필수적”이라고 긴급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대지진에 대비해 ‘식량·물·생활용품·의약품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2025년 46.1%에 그쳐 “도저히 만족할 수 없는 수준”(정부 관계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방재청은 대지진이나 후지산 분화 등 초대형 재난에 대비해 재해 예측 기술을 고도화하고 위험을 선제적으로 파악·대처하기 위해 출범했다. ‘세계 제일의 방재 대국’을 목표로 걸고 기존 내각부 방재 담당 부서를 독립시켜 인원 규모를 기존의 1.6배(362명)로 늘렸다. 내년도 예산은 올해의 3배가량인 651억엔(약 5500억원)이 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소노 방재상은 타 부처에 대한 ‘권고권’도 적절히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여름 구마모토 지진 당시에도 대피소 여건이 열악해 ‘차박’을 선택하는 이재민이 많았던 까닭에 방재청은 대피소 환경 개선을 사전방재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화장실(T), 주방(K), 침대(B)를 갖춘 이른바 ‘TKB 대피소’를 이탈리아나 대만처럼 재해 발생 48시간 이내에 구축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