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냄새로 관광객을 불러 모은 충남 천안이 이번에는 갓 뽑은 가래떡과 쫄깃한 인절미로 손님을 맞는다. 무대는 오랜 세월 사람과 길이 만나던 천안삼거리다. 떡을 만들고 나누는 즐거움에 지역 쌀의 새로운 소비처를 찾는 의미를 더했다.
천안시는 오는 8일 천안삼거리공원 선큰광장에서 ‘제2회 쌀맛나는 천안삼거리 떡 페스티벌’을 연다고 2일 밝혔다. 천안 쌀의 우수성을 알리고 전통 떡 문화를 계승하면서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행사다.
‘빵의 도시’를 내세워 온 천안에서 떡축제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빵빵데이가 동네빵집과 지역농가를 연결하며 먹거리 관광의 기반을 넓혔다면, 떡페스티벌은 쌀을 주재료로 농업과 가공업, 소비자를 한자리에서 잇는다. 지역농산물을 더 많이 팔고 방문객의 소비를 지역경제로 연결한다는 공통의 목표가 빵에서 떡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밥으로 먹는 쌀은 줄고 있지만 가공식품 원료로서의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부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3.9㎏으로 전년보다 3.4% 감소했다. 반면 떡류 제조업의 쌀 소비량은 26만4915t으로 전년 19만9766t보다 32.6% 늘었다. 밥상 밖에서 쌀의 수요를 넓히는 떡 산업의 역할을 보여준다.
떡볶이 등을 통해 해외 소비자에게도 친숙해진 떡은 지역 먹거리를 K-푸드의 흐름과 연결할 소재이기도 하다. 전통의 맛을 지키면서 새로운 재료와 모양, 체험을 결합하면 어린이와 청년층까지 소비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이번 축제에 샤인머스캣 찹쌀떡 만들기가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축제장에서는 가래떡 뽑기와 인절미 떡매치기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샤인머스캣 찹쌀떡과 망개떡, 삼색절편을 직접 만들어 보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은 현장 접수로 진행한다. 완성된 떡을 사 먹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꾸렸다.
지역 떡 업체가 참여하는 판매부스와 함께 쌀과자·누룽지 등 쌀 가공식품도 선보인다. 지역 우수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난다. 떡을 맛본 관심이 쌀과 농산물 구매로 이어지고, 축제가 끝난 뒤 지역 업체를 다시 찾는 계기가 될지가 관건이다.
어린이를 위한 마술쇼와 윷놀이·투호 등 전통 민속놀이도 마련한다. ‘2026년 충남술 TOP10’에 선정된 지역 전통주 업체 4곳은 시음·홍보관을 운영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먹거리와 놀이를 함께 즐기는 구성이다.
장소가 전하는 이야기도 있다. 한양과 영남·호남을 오가는 길목이었던 천안삼거리는 만남과 교류를 상징한다. 여기에 잔치와 명절마다 함께 나누던 떡이 어우러지면서 축제는 전통음식과 지역의 기억을 함께 경험하는 자리가 된다. 길이 사람을 모으던 삼거리에 이번에는 떡이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것이다.
빵과 떡을 함께 지역농업의 판로로 키우려면 실제 원료 소비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중요하다. 올해 빵빵데이에서도 우리 쌀과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빵이 선보였다. 떡페스티벌 역시 천안산 쌀 사용과 농가·업체의 거래 확대를 뒷받침할 때 먹거리 행사를 넘어 지역농업의 지속적인 소비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장기수 천안시장은 “천안삼거리가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었듯, 떡 역시 복을 나누고 화합을 다지던 음식”이라며 “천안 쌀과 농산물의 우수한 가치를 확인하고 가족과 함께 전통문화를 즐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