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사업 추진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취지지만, 현장에서는 임대주택 의무 비율 등 실질적인 수익성 규제가 병행되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회에 계류 중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번 구상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완화된 용적률로 늘어나는 공간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을 짓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가 도입되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기존 300%인 상한 용적률이 최대 360%까지 높아지게 된다. 이를 통해 조합 측은 일반분양 물량을 더 확보할 수 있어, 공사비 증가 등으로 지연되던 정비구역들이 사업 동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서울시 역시 용적률 상향 시 향후 수만 가구의 추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용적률 인센티브만으로는 정체된 정비사업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용적률이 늘어나더라도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임대주택으로 채워야 하는 현행 구조에서는 원가 반영 미비 등으로 인해 조합원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손실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단순히 전체 가구 수만 늘어나는 방식으로는 공사비 압박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임대주택 의무비율 완화나 매입가 현실화, 대출 규제 완화 같은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되어야 실효성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소형 평형 위주의 공급 제한 역시 수요자들의 선호도와 공사비 부담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제언이 뜬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고밀 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도심 내 교통과 학교 등 기반시설이 한계에 직면할 수 있으며,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도시 용적률을 현 세대가 지나치게 앞당겨 소진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규제 완화가 자칫 인근 중저가 주택 시장의 가격 상승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는 만큼,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세부 조율을 거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