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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창 밖으로 나온 네이버…성수동에 펼쳐진 플랫폼 생태계 [핫 IT(잇)슈]

성수동 ‘넾페스타’서 오프라인 첫발
쇼핑·결제·인증으로 멤버십 확장
네이버·카카오, 공연장으로 영역 확대
온라인 성장 한계에 새 활로 모색
빛의 속도로 변하는 IT 업계 주요 이슈를 짚고, 그 배경과 파장을 분석합니다. 기술 변화가 기업과 산업,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쉽게 풀어서 전합니다.
지난 10월 30일 서울 성동구 앤더슨씨 성수에서 열린 네이버의 오프라인 페스티벌 ‘넾페스타’에서 방문객들이 전시된 생활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네이버 제공
지난 10월 30일 서울 성동구 앤더슨씨 성수에서 열린 네이버의 오프라인 페스티벌 ‘넾페스타’에서 방문객들이 전시된 생활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에서 쇼핑하고,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건 익숙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제 네이버가 공연장 입구에서 얼굴을 확인하고, 옷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한다고 합니다. 얼굴만 보여주면 입장할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옷은 현장에서 입어본 뒤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공연도 보고, 식당을 예약하고, 결제하면 포인트까지 쌓입니다. 스마트폰 속에서만 이용하던 네이버의 서비스들이 현실 공간으로 나온 겁니다.

 

네이버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 성동구 복합문화공간 ‘앤더슨씨 성수’에서 첫 오프라인 축제 ‘넾페스타’를 열었습니다. 현장에선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마스코트 ‘택이’가 방문객을 맞았고, 넷플릭스와 협업한 공간을 비롯해 50여개 브랜드의 체험 부스가 마련됐습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열린 선 예매에서는 입장권 3000장이 40분 만에 매진됐습니다.

 

◆네이버는 왜 온라인 이용자들을 서울 성수동으로 불러 모았을까요

 

행사장 곳곳에는 네이버 기술과 서비스가 숨어 있었습니다. 입장할 때 사용한 얼굴인식 기술은 ‘Npay 페이스사인’입니다. 넷플릭스 협업 공간인 ‘네넷존’과 브랜드 체험 부스를 둘러보면서 디지털 지갑 ‘Npay 월렛’에 대체불가능토큰(NFT) 스탬프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결제 단말기 ‘Npay 커넥트’가 설치된 부스에서는 얼굴인식 결제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에서만 접하던 브랜드를 직접 만나는 기회도 마련됐습니다. 네이버의 패션 서비스 ‘노크잇’은 첫 오프라인 쇼룸을 열었습니다. 방문객들이 코트와 카디건 등 신상품을 착용해 보고 QR코드로 온라인 구매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방문객들이 브랜드별 체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행사에 식품·뷰티·패션 등 50여개 브랜드의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네이버 제공
방문객들이 브랜드별 체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행사에 식품·뷰티·패션 등 50여개 브랜드의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네이버 제공

축제는 행사장 밖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네이버는 성수동 일대 식당들과 연계해 예약하거나 방문 후 리뷰를 남기면 포인트를 지급했습니다. 네이버페이 결제 단말기를 사용하는 매장에서는 추가 적립 혜택도 제공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식당을 검색하고 예약한 뒤 현장에서 결제하고 다시 온라인에 리뷰를 남기는 과정이 하나로 연결된 겁니다.

 

여기에 이번 행사의 의미가 있습니다. 네이버가 이용자를 모으는 공간을 스마트폰 화면에서 실제 거리와 매장으로 넓히고 있다는 점입니다. 검색·쇼핑·예약·결제처럼 각각 운영하던 서비스를 오프라인 활동과 연결하면 이용자가 네이버를 이용하는 순간도 늘어납니다.

 

네이버는 2020년 출시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연결의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쇼핑 적립을 시작으로 넷플릭스·스포티파이 등 콘텐츠 구독과 장보기, 배달, 모빌리티까지 혜택을 확대했습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멤버십 유지율은 95%에 달하고 회원들의 쇼핑 비중은 비회원보다 3배 이상 높습니다. 넾페스타는 온라인에서 확보한 충성 고객에게 오프라인에서도 혜택을 제공해 서비스 이용을 늘리려는 시도입니다.

 

심준용 네이버 브랜드익스피리언스 리더는 성수를 행사 장소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젊은 분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는 장소이고 많은 브랜드와 팝업스토어가 모이는 곳”이라며 멤버십 회원들에게 문화 혜택을 전달하기에 적합한 장소라고 설명했습니다.

행사장에 네이버페이의 얼굴인식 결제 서비스 ‘Npay 페이스사인’을 지원하는 결제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네이버 제공
행사장에 네이버페이의 얼굴인식 결제 서비스 ‘Npay 페이스사인’을 지원하는 결제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네이버 제공

◆공연장으로 향하는 플랫폼 기업들

 

네이버의 오프라인 실험은 일회성 축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무대는 대형 공연장입니다. 네이버는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명명권을 확보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3년간 공연장 이름은 ‘네이버 아레나 앳 인스파이어’로 바뀝니다. 이곳에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들에게 공연·스포츠 행사 혜택을 제공하고, 얼굴인식 입장과 NFT 티켓, 증강현실(AR) 길 안내 등 네이버 기술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이재후 네이버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부문장은 “페이스사인과 NFT를 접목해 공연장의 입장과 인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해결하고 싶다”며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관람 경험을 만들어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도 공연장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다만 네이버와 접근 방식은 다릅니다.

 

카카오는 서울 도봉구 창동에 조성 중인 국내 최대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서울아레나’에 지분 약 98%를 보유한 대표 출자자로 참여했습니다. 내년 개장 예정인 공연장은 준공 후 서울시가 소유하고 카카오가 출자한 사업법인이 30년간 운영하는 구조입니다. 공연장 명명권 확보에도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네이버가 기존 공연장과의 제휴로 자사 서비스를 확대하려 한다면 카카오는 공연장 운영 자체에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K팝 아티스트와 콘텐츠, 팬덤을 활용해 공연 기획부터 관람, 관련 콘텐츠 소비까지 사업을 확대하려는 구상입니다.

행사장 외벽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마스코트 ‘택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네이버 제공
행사장 외벽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마스코트 ‘택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네이버 제공

◆온라인 플랫폼은 왜 현실 공간을 탐낼까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들이 오프라인 공간에 관심을 갖는 배경에는 온라인 사업의 성장 한계가 있습니다. 검색과 메신저는 이미 대다수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입니다. 기존 이용자를 늘리거나 이용 시간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인공지능(AI) 확산도 변수입니다. 이용자가 AI에 질문해 정보를 얻거나 상품을 추천받는 일이 늘면 기존 검색과 광고 중심의 플랫폼 이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플랫폼 기업으로서는 이용자가 정보를 찾는 순간뿐 아니라 실제 상품을 구매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에서도 접점을 확보할 필요가 커진 겁니다.

 

오프라인 공간은 기존 서비스를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공연을 보러 온 고객이 티켓을 예약하고, 얼굴로 입장하고, 현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에 플랫폼 서비스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용자에게는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은 결제·예약·콘텐츠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얻습니다.

 

공연장과 축제가 곧바로 새로운 수익원이 되는 건 아닙니다. 오프라인 행사는 비용이 들고 공연장 운영에는 장기적인 투자 부담이 따릅니다. 고객이 한 번 행사에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멤버십을 유지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해야 기업에도 성과가 남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오프라인에서 확보하려는 건 공간 자체보다 그곳에서 이뤄지는 이용자의 다양한 활동입니다. 검색창과 메신저에서 시작된 플랫폼 경쟁이 이제 공연장과 거리, 식당과 매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