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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307억원 ‘꽃길’ 마다하고 MLB 도전하는 노시환, ‘슈퍼스타’ 김도영의 MLB 진출 가늠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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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훈 기자] 한화의 ‘거포 3루수’ 노시환이 11년 총액 307억원이라는 안정된 삶을 마다하고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도전했다. 노시환의 포스팅 도전은 노시환 개인뿐만 아니라 빠르면 2년 뒤, 늦으면 3년 뒤 MLB 도전에 나설 ‘슈퍼스타’ 김도영이 빅리그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평가를 받을지 어림잡아 추측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KBO 사무국은 한화의 요청을 받아 MLB 사무국에 노시환의 포스팅을 요청했다. 계약 협상 기한은 다음달 2일 오전7시(미국 동부시간 12월1일 오후5시)까지다.

 

예상치 못한 MLB 도전이다. 노시환은 지난 2월, 한화와 계약 기간 11년, 옵션 포함 총액 307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KBO리그 역사상 최장 기간, 최대 규모의 금액의 계약이었다. MLB 도전을 하지 않아도 한화에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으며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지만, 노시환은 더 큰 무대에서 뛰겠다는 꿈을 좇는 길을 택했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11년 307억원 계약이 부담이 됐을까.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개막 한 달이 넘도록, 4월말까지 시즌 타율은 0.195, 홈런은 단 1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5월부터 제 페이스를 찾은 노시환은 시즌 최종 성적을 타율 0.283(505타수 143안타), 29홈런, 96타점, 97득점으로 마쳤다. OPS는 0.865였다.

노시환이 과연 괜찮은 수준의 포스팅 금액과 계약 조건을 제시받을까에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가장 가깝게 지난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으로 MLB 진출에 성공한 송성문은 포스팅 금액 300만달러, 샌디에이고와 4년 15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송성문은 노시환에 비해 일발 장타 생산 능력은 다소 떨어져도, 20도루 이상 기록할 수 있는 평균 이상의 주력과 2루와 3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수비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송성문보다 한 해 앞서 포스팅으로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 역시 장타력보다는 유틸리티 능력과 주루로 3년 1250만달러의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노시환의 3루 수비는 좋게 봐야 MLB에서 평균 정도다. 결국 방망이로 MLB 구단들로부터 매력을 인정받아야 하지만, 노시환보다 앞서 포스팅으로 MLB 도전에 나서 성공한 선수들에 비해 KBO리그를 압도적으로 씹어먹은 시즌도 없을뿐더러 임팩트도 약하다. 당장 강정호는 MLB 진출 직전 시즌인 2014년에 타율 0.356에 40홈런을 때린 유격수였고, 2015시즌을 마치고 MLB에 진출한 박병호는 50홈런 시즌만 두 차례 기록한 KBO리그 최고의 거포였다. 김하성 역시 30홈런 유격수였으며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격기계였다.

 

반면 노시환은 2023시즌 31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지만, 이후엔 리그 최고의 타자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아직 시즌 타율 3할을 기록한 적도 없다. KBO리그에서 2할 중후반대의 타율에 25홈런 이상, 100타점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인 노시환의 타격 능력이 MLB에서는 어느 정도로 통할지 미지수다. MLB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MLB 스카우트가 노시환에 대해 내린 평가는 “강력한 장타력을 갖춘 3루수지만, 수비에서는 다소 약점이 있다”였다. 이런 평가 속에 노시환이 기존에 한화와 맺은 11년 총액 307억원을 뛰어넘는 계약을 제시받을지는 미지수다.

노시환의 MLB 도전이 성사되든, 안 되든, 여러 모로 의미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노시환과 동포지션인 3루수로 뛰고 있는 김도영이 2~3년 뒤 포스팅을 통한 MLB 도전 때 어느 정도의 포스팅 제시액과 계약 조건을 받을 수 있을지를 진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시환과 김도영의 수비 능력을 거의 동일하다고 봤을 때, 타격 및 주루 능력에서는 김도영이 한 수, 아니 두 세 수는 위다. 김도영은 타격으로 이미 KBO리그를 두 번이나 평정했다. 2024시즌엔 타율 0.347 38홈런-40도루로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만 세 차례 당하며 30경기만 뛰고 시즌아웃 당했던 김도영은 올해 무리한 주루는 자제하며 장타 생산에만 집중했고, 그 결과 타율은 0.308로 다소 떨어졌지만, 45홈런을 때려내며 생애 첫 홈런왕에도 등극했다. MLB닷컴 보도에서도 김도영은 빠른 공 공략과 변화구 적응 능력을 갖춰 빅리그에서도 한 시즌 20∼25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로 평가됐다. 물론 김도영이 내년에 유격수로 전형해서도 올 시즌만큼의 타격 생산력을 보여준다면 MLB에서의 평가는 크게 달라질 여지는 있다. 

 

과연 노시환의 포스팅 도전은 어떤 결말로 끝이 날까. 그리고 그 결과는 김도영의 MLB 진출 때 받을 대우를 추정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