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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네 편 되어 줄게”…소년의 닫힌 마음 연 아버지의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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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따돌림 상처 입은 15세 소년
전주소년원서 4개월간 회복 과정 변화
교사들 꾸준한 관심에 분노 조절 개선
아버지도 아들 만나며 양육 태도 반성
“그동안 아빠가 잘못했다. 네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제부터는 네 편이 되어 줄게….”

 

지난달 30일 전북 전주소년원(송천중고등학교)을 찾은 아버지는 아들을 품에 깊이 끌어안았다. 몇 달 전만 해도 아버지를 마주하는 것조차 힘들어했던 아들이었다. 아동 학대와 또래 폭력, 따돌림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고 우울증과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ADHD), 수면장애를 겪으며 반복적인 자살 시도까지 했던 15세 소년은 이날 아버지의 품에서 새로운 출발을 맞았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경제적 어려움, 아버지의 잘못된 훈육, 또래의 폭력과 따돌림으로 쌓인 상처와 분노가 극단적인 선택 시도, 비행으로 이어져 전주소년원에 입원한 15세 소년이 생활 태도 개선과 가족관계 회복 등을 통해 임시 퇴원하게 된 날 아버지와 포용하는 모습울 생성형 인공지능(AI) 이미지로 표현했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경제적 어려움, 아버지의 잘못된 훈육, 또래의 폭력과 따돌림으로 쌓인 상처와 분노가 극단적인 선택 시도, 비행으로 이어져 전주소년원에 입원한 15세 소년이 생활 태도 개선과 가족관계 회복 등을 통해 임시 퇴원하게 된 날 아버지와 포용하는 모습울 생성형 인공지능(AI) 이미지로 표현했다.

3일 전주소년원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A군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경제적 어려움, 아버지의 잘못된 훈육, 또래의 폭력과 따돌림을 경험했다. 이로 인해 쌓인 상처와 분노는 비행으로 이어져 특수절도와 무면허운전 등으로 지난 6월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은 뒤 다음 달 전주소년원에 들어왔다.

 

처음 A군은 교사들의 질문에도 “없습니다. 그냥 어서 나가고 싶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우울증과 ADHD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불안과 수면장애, 충동적인 감정 변화도 이어졌다.

 

변화는 교사들이 소년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시작됐다. 담임교사와 정신건강 상담교사는 A군의 행동을 단순한 반항으로 여기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약물치료를 이어가면서 운동 등 신체활동을 돕고, 화가 날 때 감정을 억누르거나 폭발시키기보다 말로 표현하도록 지도했다. 친구들과 갈등이 생겼을 때도 서로의 생각을 듣고 대화로 풀도록 곁에서 도왔다.

 

조금씩 달라진 A군은 사소한 일에도 분노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고 동료에게 먼저 친절을 베풀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 상담에서는 “요즘은 상처도 덜 받고 생활에 만족한다. 친구들과 문제가 생겨도 대화로 풀고 있고 마음이 평화롭다”고 말했다.

 

소년의 변화는 가족에게도 이어졌다. 교사들은 사회에 돌아간 뒤에도 회복이 계속될 수 있도록 아버지와의 면회를 연결했다. 아버지는 네 차례 소년원을 찾아 아들을 만났고, 자신의 양육 태도를 돌아봤다. 아버지를 향한 원망을 쉽게 거두지 못했던 A군도 만남이 거듭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광주보호관찰심사위원회는 A군의 생활 태도 개선과 가족관계 회복 등을 고려해 지난달 30일 임시 퇴원을 결정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맞으며 지난날의 잘못을 사과했고, A군은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도와준 교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사회에 나가 공부를 이어가고 다시는 법을 어기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결국 소년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거창한 훈계가 아니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교사들, 그리고 뒤늦게나마 먼저 손을 내민 아버지였다. 닫혔던 마음의 문은 그렇게 다시 열렸다.

 

A군의 사례는 위기 아동을 얼마나 일찍 발견하고, 상처 입은 아이에게 어떤 어른이 필요한지를 돌아보게 한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는 6만3166건으로 전년 5만242건보다 1만2924건(25.7%) 늘었고, 이 중 2만3648건(41%)이 학대로 판정됐다. 학대행위자의 85.3%는 부모였으며, 학대 장소 역시 가정이 83.5%로 가장 많았다. 아이에게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이 오히려 상처의 공간이 되는 현실이다.

 

소년에게 필요했던 것은 잘못에 대한 처벌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분노의 원인을 이해하며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어 주는 어른이었다. 교사들은 작은 변화에도 귀를 기울였고, 아버지는 양육 태도를 돌아보며 아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특히, 소년의 회복과 재범 방지가 시설 안의 교육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반성과 지지,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함께할 때 더욱 단단해질 수 있음을 엿보게 한다.

 

소년원 교육도 단순한 격리와 통제를 넘어 회복과 재출발을 돕는 과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한 소년의 마음을 연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어른들의 관심인 셈이었다.

 

이승원 전주소년원장은 “보호소년의 진정한 변화는 소년의 상처를 이해하고 가족과 함께 회복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작된다”며 “위기 소년들이 상처를 딛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회복 중심 교육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