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복통이 생기면 대부분 소화불량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는 과식이나 변비, 장염처럼 흔한 원인이 많지만 맹장염이나 담석증, 요로결석 등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다.
통증을 참을 수 있는지만으로 응급실 방문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되며, 통증의 양상과 동반 증상을 함께 살펴야 한다.
◆ 소화불량부터 맹장염·담석증까지…복통 원인 다양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급성 복통은 갑자기 발생하거나 이전보다 뚜렷하게 심해지는 배의 통증을 말한다. 위와 장뿐 아니라 쓸개, 췌장, 신장, 요로 등 여러 장기가 원인이 될 수 있다.
흔한 원인은 소화불량과 위장염이지만 배가 심하게 부풀고 대변이나 방귀가 나오지 않는다면 장폐색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맹장염과 담석증, 요로결석도 주요 원인이다. 맹장염은 배꼽 주변이나 명치에서 시작된 통증이 오른쪽 아랫배로 옮겨가는 것이 특징이다. 메스꺼움과 구토, 발열이 동반될 수 있으며 치료가 늦어져 맹장이 터지면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담석증은 쓸개나 담도에 돌이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나타난다.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통증이 생기거나 오른쪽 어깨와 등으로 퍼지기도 한다. 열과 오한, 황달이 함께 나타나면 염증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요로결석은 옆구리에서 시작된 통증이 아랫배와 사타구니 쪽으로 이어지며, 극심한 통증과 잠잠해지는 양상이 반복될 수 있다. 소변에 피가 섞이기도 한다.
◆ 극심한 통증·혈변·반복 구토…이런 증상은 응급실로
모든 복통에 응급실 진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참기 힘들 만큼 극심하거나 빠르게 심해지는 통증은 주의해야 한다. 장기 염증이나 장에 구멍이 생기는 천공 등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피가 섞인 구토와 선홍색 혈변, 검고 끈적한 변은 소화기관 출혈의 신호일 수 있다. 여기에 어지럼증과 식은땀이 동반되면 더욱 위험하다. 구토가 반복되거나 고열과 오한이 나타나는 경우, 배가 부풀면서 대변과 방귀가 멈춘 경우에도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기절이나 의식 저하, 호흡곤란, 가슴 통증이 함께 나타난다면 심장이나 혈관 등 다른 응급질환일 가능성도 있다. 이때는 직접 운전하지 말고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다.
어린이와 고령자는 증상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어린이는 맹장염이 있어도 전형적인 오른쪽 아랫배 통증을 호소하지 않을 수 있으며, 고령자는 심각한 질환이 있어도 통증이나 발열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이 아랫배 통증이나 질 출혈을 겪는다면 자궁외임신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 혈압·맥박 확인부터 영상검사까지…원인에 맞는 치료 중요
복통은 원인과 위험도가 다양해 응급의학과 의료진의 신속한 평가가 중요하다. 의료진은 혈압과 맥박, 체온, 호흡수를 측정해 생명이 위험한 상황인지 먼저 확인하고 통증이 시작된 시점과 양상, 동반 증상을 살핀다. 이후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초음파, CT 등 영상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필요한 치료로 연결한다. 평소 복용하는 약이나 앓고 있는 질환, 과거 수술 이력을 알리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치료는 통증을 줄이면서 원인이 되는 질환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둔다. 수액과 진통제, 구토를 가라앉히는 약 등을 사용하며 원인과 중증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통증이 줄었다고 원인이 해결된 것은 아니므로 검사 결과를 종합해 추가 처치나 입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귀가한 뒤에도 처방받은 약과 식사 지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다시 심해지거나 발열, 반복되는 구토, 혈변, 의식 변화 등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다시 찾거나 119에 연락해야 한다.
울산엘리야병원 응급의학과 한정우 과장은 “복통은 흔한 증상이지만 원인에 따라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통증의 세기뿐 아니라 언제부터 아팠는지, 양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구토나 열 같은 다른 증상은 없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통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의료진의 진찰과 검사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