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직원이 거액의 성과급을 받고 조기 은퇴하려면 언제 퇴사해야 할까. 성과급은 주식으로 나오고, 전부 바로 팔 수는 없다. 매각 제한이 풀리기 전에 자발적으로 퇴사하면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이 106조5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전사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의 약 99%다. 성과급 기대는 커졌지만, 예상 보상액과 퇴사 시점에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다르다.
◆7억5000만원은 노조 추산액…실제 지급액 미정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노사 합의로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과는 별개다. OPI는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지만, 특별성과급에는 개인별 지급률 상한이 없다.
재원은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다. 이 중 40%는 부문 전체에, 60%는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나눈다. 같은 DS부문 직원이라도 소속에 따라 받는 금액이 다르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지난달 7일 증권가 영업이익 전망치 약 370조원을 기준으로 예상 성과급을 공개했다.
연봉 8000만원대 초반 직원의 세전 보상액은 메모리사업부 약 7억5000만원, 공통조직 약 5억3000만원,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약 2억4000만원이다.
모두 기존 OPI를 포함한 추산액이다. 실제 지급액은 올해 최종 실적과 개인별 산정 기준에 따라 달라지며, 사업부별 지급률은 2027년 2월 공지될 예정이다.
매년 같은 금액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특별성과급은 DS부문 연간 영업이익이 2026~2028년에는 200조원, 2029~2035년에는 100조원을 넘어야 받을 수 있다. 반도체 업황이 나빠져 기준에 못 미치면 지급되지 않는다.
◆세전 7억5000만원…바로 팔 수 있는 주식은 얼마
특별성과급은 현금이 아니라 삼성전자 자사주로 지급한다. 회사가 세금과 보험료 등을 먼저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주식으로 준다.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쳐 49.5%를 일괄 원천징수하고, 건강·고용보험료와 선택한 기부금 등은 따로 뗀다. 다만 49.5%는 원천징수율이며 모든 직원의 최종 실효세율은 아니다.
연봉 8000만원인 메모리사업부 직원이 기존 OPI로 4000만원을 받는다고 가정해 보자. 예상 성과급 7억5000만원 가운데 특별성과급은 7억1000만원이다.
여기에 세금 49.5%와 보험료 약 5%를 단순 적용하면 주식으로 받는 금액은 약 3억2305만원이다. 보험료율은 계산을 위한 가정이고, 실제 공제액은 개인마다 다르다.
매각 제한도 있다. 지급받은 주식 중 3분의 1만 바로 팔 수 있다. 나머지 3분의 1은 1년, 또 다른 3분의 1은 2년 동안 팔 수 없다.
앞선 계산으로는 지급 직후 현금화할 수 있는 주식이 약 1억768만원어치, 나머지 약 2억1537만원어치는 제한이 풀릴 때까지 보유해야 한다. 모두 지급 당시 주가가 유지된다는 가정에서 나온 금액이다.
팔 때 주가가 떨어져 있으면 받는 돈도 줄어든다. 주식으로 받은 성과급의 근로소득세는 원칙적으로 지급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이후 주가가 내려도 이미 원천징수한 세금이 자동으로 줄지는 않는다.
◆퇴사하면 미해제 주식 반환…첫 지급분은 2029년 봄 전량 해제
특별성과급은 2027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 지급안을 올린 뒤 3월 말~4월 초 지급할 예정이다. 지급 대상은 원칙적으로 2026년 12월 31일 기준 재직자다.
육아·임신 등 일부 휴직자도 포함되지만, 실제 근무 기간이 1개월 이하이거나 별도 제외 조건에 해당하면 받지 못할 수 있다.
특별성과급을 받은 직원이 자발적으로 퇴직하거나 징계해고되면, 매각 제한이 풀리지 않은 자사주 상당액을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
앞선 가정에서 지급 6개월 뒤 자발적으로 퇴사하면 지급 당시 평가액 기준 약 2억1537만원어치가 반환 대상이다. 1년이 지나 두 번째 물량의 제한이 풀린 뒤 퇴사하면 약 1억768만원어치가 남는다.
2026년 실적분이 예정대로 2027년 3월 말~4월 초 지급되면, 나머지 주식의 매각 제한은 각각 2028년과 2029년 같은 시기에 풀린다. 반환 의무가 미해제 주식에만 적용된다는 전제라면, 2026년 실적분의 반환 부담은 2029년 봄 이후 사라질 수 있다.
이때 퇴사한다고 모든 성과급을 챙기는 것은 아니다. 2027년과 2028년에도 지급 조건을 채워 주식을 받으면 그 지급분에는 별도의 매각 제한이 걸린다.
계속 근무할수록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는 주식도 늘어난다. 퇴사 시 반환액의 구체적인 산정 방식과 퇴직 유형별 예외는 회사의 최종 지급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은퇴자금, 예상 성과급 아닌 실제 현금으로 계산
조기 은퇴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따질 것은 퇴사 이후 생활비다. 월 생활비가 500만원이면 1년에 6000만원, 10년이면 6억원이 든다. 물가 상승과 의료비, 투자 손실은 반영하지 않은 금액이다. 주택담보대출 같은 부채가 있으면 부담은 더 커진다.
삼성전자 주식으로 성과급을 받는 직원은 회사 실적과 개인 금융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업황이 나빠져 성과급이 줄 때 주가까지 내리면 자산이 예상보다 크게 줄 수 있다.
은퇴자금은 보유 현금과 바로 처분할 수 있는 금융자산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아직 받지 않은 성과급, 매각이 제한된 주식, 앞으로 받을 연봉은 따로 계산해야 한다. 예상 성과급 7억5000만원과 당장 은퇴에 쓸 수 있는 돈은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