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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서 시작된 청소년 SNS 규제… 세계 각국으로 확산

20여개국 법안 처리…연령 제한·보호자 감독 등 방식 다양
표현의 자유 침해·실효성 논란…李대통령, 국내 논의 주문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청소년 보호라는 정책 취지와 기본권 침해 및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맞서면서 규제 범위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청소년 소셜미디어(SNS) 이용 제한 방안은 세계 각국에서 도입됐거나 검토 중인 정책이다.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청소년 소셜미디어(SNS) 이용 제한 방안은 세계 각국에서 도입됐거나 검토 중인 정책이다.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 호주 시작으로 세계 각국 규제 확산

 

4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호주가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한 데 이어 유럽과 아시아, 남미 국가들도 연령별 이용 제한과 보호자 감독 의무화 등 규제 도입에 나섰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금지했다. 플랫폼이 해당 연령대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하지 않으면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64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호주의 조치 이후 영국과 유럽 국가들도 규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은 내년 초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고, 16~17세 청소년에게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스페인도 16세 미만 이용 금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그리스는 15세 미만, 오스트리아는 14세 미만을 대상으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차원의 공동 규제 논의도 진행 중이다. EU는 13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고, 13~14세는 부모 감독 아래 제한된 기능을 이용하도록 하는 'EU 키즈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가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한 데 이어 유럽과 아시아, 남미 국가들도 연령별 이용 제한과 보호자 감독 의무화 등 규제 도입에 나섰다. 사진은 인스타그램. 뉴시스
호주가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한 데 이어 유럽과 아시아, 남미 국가들도 연령별 이용 제한과 보호자 감독 의무화 등 규제 도입에 나섰다. 사진은 인스타그램. 뉴시스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지난 3월 16세 미만의 주요 디지털 플랫폼 계정 생성을 제한했고, 말레이시아도 같은 연령대의 SNS 이용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튀르키예는 15세 미만을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브라질은 16세 미만 청소년 계정을 법적 보호자 계정과 연계해 관리·감독하도록 하는 법을 도입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 세계 20개국 이상이 청소년 SNS 규제 관련 법안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 청소년 보호 명분…기본권 침해 논란

 

각국 정부가 규제에 나선 배경에는 청소년의 유해 콘텐츠 노출과 SNS 과의존을 막아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키어 스타머 전 영국 총리는 지난 6월 청소년 SNS 이용 금지 방침을 발표하며 플랫폼이 위험한 콘텐츠에 어린이를 노출하고 중독되도록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용 금지가 어린이에게 어린 시절을 되찾아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률적인 연령 제한이 청소년의 표현과 소통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프랑스에서는 15세 미만의 SNS 계정 개설을 제한하는 정책이 추진됐지만, 헌법위원회가 관련 조항이 표현·의사소통의 자유를 필요성과 비례성을 갖추지 못한 방식으로 제한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프랑스 정부는 헌법위원회가 규제 필요성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라며 관련 조항을 보완해 재추진하고 있다.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플랫폼의 연령 확인과 관리 책임을 어떻게 강화할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플랫폼의 연령 확인과 관리 책임을 어떻게 강화할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 금지 실효성 과제…국내 논의도 본격화

 

법적 금지만으로 청소년의 실제 SNS 이용을 차단할 수 있을지도 과제다.

 

호주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조사에서는 설문에 참여한 부모 10명 중 7명이 이용 금지 조치 시행 이후에도 자녀가 여전히 SNS를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플랫폼의 연령 확인과 관리 책임을 어떻게 강화할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유럽과 호주, 캐나다 등의 청소년 SNS 이용 제한 논쟁을 언급하며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에게 “논의를 세밀하게, 신속하게 해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해외에서 청소년 보호와 기본권 보장 사이의 균형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규제 필요성과 적용 범위를 놓고 본격적인 검토가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