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사람들은 대부분의 연락을 휴대전화로 한다. 휴대전화로 연락할 때는 통화도 많이 하지만 문자도 적지 않게 보낸다. 그런데 문자를 보내는 횟수나 간격은 민족이나 문화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은 문자를 그리 많이 주고받지 않는다. 이것은 연인 간에도 마찬가지다. 일본 연인 중에는 일어나서 한 번, 점심 먹고 한 번, 퇴근할 때 한 번, 그리고 자기 전에 한 번, 이렇게 하루에 네 번만 보내는 사람도 많다.
이에 비해 한국 사람들은 문자를 훨씬 많이 주고받는다. 문자를 보내는 속도 역시 매우 빠르다. 아주 빠르게 주고받는 탁구공과 비슷하다. 이는 한국 사람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한국 사람 중에는 문자가 오면 바로 답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그러면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이 문자를 주고받으면 어떻게 될까? 두 가지 예를 살펴보기로 하자. 한 한국 남자는 일본 여자와 연애할 때 문자 주고받기 문제로 아주 힘들었다고 한다. 그가 문자를 보내면 그녀의 답장은 늘 늦었기 때문이다. 너무 답답했던 그는 회사 내 일본어 강사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 강사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자기 생활도 있고 바쁠 수도 있어서 그럴 거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문자를 보냈을 때 답장이 너무 빨리 오면 놀라고, 심지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답장이 너무 빠르면 상대방이 계속 자기 문자만 보는 것 같은 데다 자기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 매우 부담스럽게 여긴다고도 덧붙였다.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일본 남자는 한국 여자와 연애할 때 똑같은 문제를 경험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인 여자 친구와 휴대전화 사용 때문에 많이 싸웠다. 그는 휴대전화에 문자가 오나 오지 않나를 계속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집에 있을 때는 휴대전화를 다른 데 갖다 놓고 조용히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 싶었다. 혹시 휴대전화를 쓰더라도 앱을 닫고 채팅방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 방에 들어가면 계속 연락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여자 친구가 외국인이라 많이 노력했지만 늘 힘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일본 사람들의 문자가 늦고 드문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일본 사람들의 개인주의적 성향 때문이다. 많은 일본 사람은 아무리 연인 사이라도 각자의 사생활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답장을 왜 안 해요?”, “카톡 왜 아직 안 봤어요?”와 같은 재촉하는 문자는 상대방을 거북하게 할 수 있다. 둘째, 많은 일본 회사가 근무 중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라인(LINE) 같은 메신저도 퇴근 후에 확인하는 것이 보통이다. 셋째, 대도시에서는 문자 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도쿄 사람들은 출퇴근하는 데 2시간 이상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자전거, 전철, 도보 등 이동 경로가 복잡해 이동하는 중에 문자를 일일이 확인하고 답장하기는 어렵다.
만약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이 문자를 주고받는다면 다음과 같이 했으면 좋겠다. 일본 사람은 일본 사람과 문자를 주고받을 때보다는 좀 더 자주, 좀 더 빨리 보냈으면 한다. 한국 사람은 일본 사람의 문자 문화를 이해하고 문자의 속도와 횟수를 조금 줄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것은 일종의 타협안이다. 잘 알다시피, 문화는 “인간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렵다. 이럴 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존중과 대화다.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대화 말이다.
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주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