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물과 폐자원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부터 수소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까지 수소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을 공개했다. 완성차 제조사를 넘어 에너지와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미래 산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과 ‘2026 로보월드’에 참가해 수소·로봇 분야의 주요 기술과 사업 전략을 선보였다.
수소를 자동차 연료뿐 아니라 산업과 도시 전반의 에너지원으로 확대하려는 그룹의 구상을 전시에 반영한 가운데,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현장을 찾아 그룹 전시관과 주요 참가 기업들의 행사장을 둘러봤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엑스포에 720㎡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수소 생산 인프라와 승용·상용·철도 모빌리티, 수소 생태계 솔루션 등을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기술은 고분자전해질막(PEM) 방식의 수전해 시스템이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현대차그룹은 수전해 스택 12개를 결합한 5MW(메가와트)급 전해조 스택 모듈(ESM) 구성 방식을 처음 공개했다. 모듈 1기로 연간 약 700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고, 여러 모듈을 연결하면 수백MW급 대규모 수소 생산시설도 구축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전남광주에서 1MW급 실증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령과 부안, 제주에서도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차 보급이 늘어나더라도 안정적인 수소 공급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생산부터 활용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거점인 ‘HTWO 에너지 청주’를 중심으로 폐자원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모델도 제시했다. 2027년형 넥쏘와 함께 장거리 운행에 적합하도록 내구성을 개선한 상용차용 연료전지시스템도 최초 공개했다.
차량을 넘어 운행·충전을 관리하는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전시장에서 수소 상용차의 운행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과 운행 중단을 줄이는 통합 관제 시스템 ‘블루링크 업타임 케어’를 선보였고, 인공지능(AI)으로 차량 충전구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충전기를 연결하는 수소전기차 충전 로봇을 시연했다.
현대차그룹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과 수소를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공장, 도시 인프라 등에 공급하며 전북 새만금을 미래 산업도시로 개발하는 구상을 밝혔다. 수소를 운송용 연료를 넘어 첨단 산업을 뒷받침하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비전이다. 현장을 찾은 이바마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명확한 5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수전해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고, 인도는 경제 발전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수소산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도 수소 모빌리티 분야의 개척자로 매우 강력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수소 모빌리티 기술을 통해 수소 활용을 빠르게 확대해 왔는데 이러한 경험은 산업 공급망 활성화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함께 개막한 로보월드에선 국내 로봇기업들과 협력한 성과를 공개했다. 자체 개발한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를 기반으로 가온로보틱스, 위고로보틱스, 로아스 등 3개 기업이 개발한 로봇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들 기업과 ‘모베드 동맹’을 구축한 뒤 완성된 로봇을 직접 판매하는 방식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공통 플랫폼을 공급해 로봇 산업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수소·로봇 분야 핵심 기술을 직접 확보한 뒤 외부 기업과 협력해 생산과 공급, 운영, 서비스로 이어지는 미래 산업 생태계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소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용처를 발굴하고 밸류체인 전반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사업으로 연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5% 증가한 16만83대를 판매해 역대 10월 기준 최다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합친 친환경차 판매량이 56.0% 급증한 5만4505대로,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인 34.0%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