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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높다고 상장폐지...눈물나는 ‘액티브 ETF’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높은 수익률을 낸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잇따라 상장폐지되고 있다. 지수를 일정 수준 따라가야 하는 규정에 묶여 올해만 6개 상품이 시장 밖으로 쫓겨난 것이다. 운용역이 재량껏 유망 종목을 담아 초과수익을 낸다는 상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한편 미국 중간선거 영향을 받은 코스피는 하루종일 출렁이면서도 기관 및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로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 전경. 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전경. 연합뉴스

◆수익률 높다고 폐지...‘액티브 ETF’의 설움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피지컬AI액티브’가 상관계수 기준 미달로 이날 상장폐지됐다. 지난해 4월 국내 1호 피지컬 인공지능(AI) 투자 상품으로 출시된 지 1년6개월 만이다.

 

상관계수는 ETF가 운용의 기준점으로 삼는 ‘비교지수’와 얼마나 비슷하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일반(패시브) ETF가 상관계수를 0.9(90%) 이상 유지해야 하는 것과 달리, 액티브 ETF는 0.7(70%)로 기준이 완화된 대신 나머지 30% 범위 안에서는 운용역이 자율적으로 종목을 담을 수 있다. 예컨대 비교지수 움직임을 100이라고 할 때 위아래로 30%의 여유가 있어 70에서 130 범위 안까지는 지수와 다르게 움직여도 괜찮다는 의미다. 다만 상장 1년 후부터 3개월 연속 이를 밑돌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문제는 폐지 사유가 운용 부진이 아니라는 점이다. 해당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2.8%로 비교지수 수익률을 40%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운용사가 AI 투자 흐름에 맞춰 소프트웨어 비중을 줄이고 메모리 반도체와 광통신 인프라 종목을 늘려 성과를 낸 결과다. 그러나 비교지수와 포트폴리오 구성이 달라지면서 주가 흐름이 엇갈렸고, 지수와의 상관계수가 하락해 상장유지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올해 상관계수 미달 사유로 상장폐지된 ETF는 총 6개로, 다른 종목도 대부분 초과 성과를 내고도 퇴출 절차를 밟았다. 지난 7월 상관계수 미달로 첫 상장폐지 사례가 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는 폐지 직전 1년 수익률이 152%를 기록해 비교지수를 50%포인트 이상 앞섰다. 함께 퇴출된 ACE 타깃데이트펀드(TDF) 액티브 3종과 8월 상장폐지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도 비교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냈으나 기준 미달로 폐지됐다.

 

시장에서는 상관계수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상관계수 기준을 밑돌아 한 번이라도 미달 주의 공시가 발생한 액티브 ETF는 총 20개다. 이 중 ‘TIME 글로벌탑픽액티브’, ‘에셋플러스 차이나일등기업포커스10액티브’, ‘HANARO 미국S&P500액티브’ 3개 상품이 상관계수가 0.7을 밑돌고 있다. 다만 상관계수는 최근 1년간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돼 단기간에 포트폴리오를 지수와 동일하게 맞추더라도 수치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현행 규제가 액티브 ETF의 운용 자율성을 제약하는 만큼 단계적인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초과성과를 낸 상품까지 획일적으로 상장폐지되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도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며 “투자자 보호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초과성과 상품의 유예기간을 늘리거나 상관계수 기준을 0.5~0.6 수준으로 낮추는 보완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재칠 선임연구위원도 관련 보고서에서 “우선은 상관계수 유지 의무를 완화하되 장기적으로는 법 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액티브 운용이 가능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상관계수 규제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입장이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중간 판매채널이 위험성을 고지하는 일반 공모펀드와 달리, ETF는 투자자가 직접 매수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지수 추종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퇴출당한 상품들은 비교지수 대비 초과성과를 냈지만, 반대로 지수보다 수익률이 크게 뒤처지는 상황에서는 투자자 피해를 막는 방어막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도 개선 논의는 현재 멈춰 선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미국 등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지수 연동 요건이 없는 완전 액티브 ETF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금융투자협회와 업계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상반기까지 논의를 이어왔지만,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현안이 불거지면서 관련 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하루종일 출렁이던 코스피...그래도 상승마감 

 

국내 증시는 4일 미국 중간선거 경계감 속에 크게 출렁였다. 최근 증시를 짓눌렀던 인공지능(AI) 과잉 투자 우려에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 확보 시 AI·빅테크(거대기술기업)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져 급락했던 코스피는 개인·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01포인트(0.62%) 오른 5683.8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3.17% 상승한 5828.13까지 오른 뒤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며 반락했지만, 오후 들어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로 반등했다. 외국인이 2조5000억원을 팔아치운 가운데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1400억원, 1조1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코스닥도 10.56포인트(1.50%) 상승한 714.95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중간선거 개표 흐름에 따라 요동쳤다. 개표가 버지니아와 조지아, 뉴햄프셔 등에서 시작되고 초반부터 민주당 후보들이 앞서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100 등 주요 선물지수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장악할 경우 AI·빅테크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료 상승과 환경 등 문제로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0.68%)와 SK하이닉스(-0.14%)는 이날 하락 마감했다. 아울러 추가 재정 부양책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민주당 수혜주로 꼽히는 친환경·이차전지주는 강세를 보였다. 한화솔루션(18.64%), HD현대에너지솔루션(12.47%), 삼성SDI(11.57%)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AI 산업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 만큼, 주가 하락 영향이 크지 않을 거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거부권과 미·중 AI 패권 경쟁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하면 AI 투자 자체를 중단시키기는 건 불가능한 구조”라며 “특히 장기공급계약 확대와 제한적인 메모리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일부 프로젝트의 집행 지연만으로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을 단정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압승이 예견된 결과였던 점을 들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선거 불확실성 해소 이후엔 다시 금리와 이익의 문제”라며 “장기금리, 신용위험 안정과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 확인되면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회복 기대가 유효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