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몇백 미터씩 서고 난리가 났는데도, 정작 많이 벌지 못했다.”
가수 이효리가 남편 이상순의 제주 카페 폐업을 언급하며 던진 이 한마디는 압도적인 인지도와 실속 없는 자영업의 현실 사이를 가르는 서늘한 메스였다.
최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연애전쟁’에서는 카페 개업을 꿈꾸는 출연자의 사연을 두고 자영업의 민낯이 가감 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 막연한 동경으로 뛰어들었다가 쓴맛을 봤다는 연예인들의 뼈아픈 고백은 포화 상태에 다다른 대한민국 골목상권의 구조적 모순을 그대로 드러냈다.
2022년 7월 제주 구좌읍 동복리에 문을 연 이상순의 카페는 곧바로 선풍적인 화제를 모았다. 개업 첫날부터 수백 미터에 달하는 대기 줄이 늘어섰고, 일대 교통이 마비되거나 주민 불편 민원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전면 예약제로 운영 방식을 바꾸는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과 오픈런 행렬만 보면 남부럽지 않은 대박을 터뜨렸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년 만인 2024년 5월 해당 카페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겉보기엔 성업 중인 듯했으나, 실제 남는 이익은 대중의 상상을 완전히 비켜갔다. 이효리는 방송을 통해 “줄을 몇백 미터씩 서고 난리가 났는데도 그렇게 많이 벌지 못했다”며 “카페는 진짜 위험한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화제성으로 끌어모은 일시적인 집객이 안정적인 영업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자영업계의 고질적인 약점을 정확히 짚어낸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비단 이상순 부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날 함께 출연한 래퍼 한해 역시 서울 상암동에서 카페를 운영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창업을 극구 만류했다.
한해는 “카페가 참 낭만적이지 않냐”며 “향긋한 커피 향을 맡으며 책도 읽는 상상을 하지만, 본인 일이 되고 월세가 나가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지옥”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2년 동안 운영했는데, 6개월만 장사였고 나머지 1년 반은 겨우 버틴 것”이라며 “가게가 조그마했음에도 손실액만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가 꼽은 실패의 주원인은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출혈 경쟁과 치솟는 고정비였다. 한해는 “내가 커피 한 잔에 2000원을 받아도 바로 옆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은 900원에 파는 구조를 당해낼 수 없다”며 “다른 건 몰라도 카페 도전만큼은 절대 말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통계와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도 이들이 털어놓은 현실과 정확히 일치한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 등 관련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커피 및 음료 점포 수는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 극한의 생존 경쟁에 돌입했다. 매 분기 수백 곳의 점포가 새로 문을 열고 또 비슷한 숫자가 폐업하는 치킨게임이 무한 반복되는 중이다.
진입 장벽이 낮다는 이유로 은퇴자나 청년 창업자들이 끊임없이 몰려들고 있지만, 원두와 우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꺾이지 않는 임대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압박까지 겹치면서 영업이익률은 해마다 곤두박질치고 있다. 손님이 미어터지게 줄을 서도 마진율이 낮으면 결국 임대료와 인건비를 지불하고 나서는 수중에 남는 돈이 마이너스가 되는 셈이다.
한 창업 컨설팅 전문가는 “스타 마케팅이나 SNS 화제성으로 반짝 손님이 몰려도 매장 회전율의 한계와 무지막지한 고정비 굴레를 극복하지 못하면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기 어렵다”며 “어설픈 환상이나 유행을 좇아 카페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엄청난 재정적 타격으로 직결되는 만큼 철저한 손익분기점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눈에 보이는 대기 행렬과 화려한 명성에 가려진 자영업의 차가운 이면. 유명 연예인들의 입을 통해 재확인된 카페 창업의 쓴맛은, 준비 없는 낭만이 얼마나 무서운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 보여주는 현실적인 경고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