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복에 유산균을 먹은 뒤 커피를 마시려면 꼭 30분을 기다려야 할까. 커피가 유익균을 죽이거나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말이 있지만, 이를 이유로 30분 이상 간격을 둬야 한다는 공식 권고는 확인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제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학회(ISAPP)의 안내자료에도 이런 기준은 없다. 다만 제품별 섭취법과 보관 조건을 따르고,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유산균과 간격을 둬야 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산균 먹고 커피, 간격 둬야 할까
커피가 장운동을 자극한다는 연구는 있다. 국제학술지 ‘거트(Gut)’에 실린 연구에서 성인 99명 중 29%가 커피를 마신 뒤 배변 욕구를 느낀다고 답했다.
연구진이 14명의 대장운동을 측정한 결과 커피에 배변 반응을 보인 8명은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모두 마신 뒤 대장운동이 늘었다. 나머지 6명은 그런 반응이 없었다.
장운동이 활발해졌다고 해서 앞서 먹은 유산균이 효과를 내기도 전에 모두 배출된다고 볼 근거는 없지만, 유산균을 뜨거운 음료에 직접 섞어 먹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싱가포르 보건당국의 건강정보 서비스 ‘헬스허브’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에 섞지 말라고 안내한다. 유산균 분말을 뜨거운 커피에 직접 섞어 먹는 경우와 캡슐을 물로 삼킨 뒤 커피를 마시는 경우는 다르게 봐야 한다.
◆공복에 먹을까, 식후에 먹을까…균 수보다 균주, 보관법
식약처는 최근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안내에서 일반적으로 식후 섭취를 권장했다. 위산이 중화된 상태에서 먹어야 살아 있는 균이 장까지 도달하기 유리할 수 있다는 이유다. 위산에 견디도록 만든 장용성 제품은 식전과 식후 모두 먹을 수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하루 섭취량이 1억~100억CFU(미생물 집락수)로 정해져 있다. 효과를 더 보겠다고 표시된 양보다 늘려 먹으면 안 된다.
유산균은 균 수가 많다고 반드시 효과가 더 좋은 것은 아니다. ISAPP는 프로바이오틱스의 건강 효과가 균주마다 다르다고 설명한다. 어떤 균주가 들어 있는지, 그 균주를 해당 섭취량으로 먹었을 때 기대하는 효과가 과학적으로 확인됐는지를 봐야 한다.
보관 조건과 소비기한도 확인해야 한다. 실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도 있지만, 냉장이 필요한 제품을 오래 실온에 두면 살아 있는 균 수가 줄 수 있다.
◆항생제 함께 먹는다면 시간 확인
유산균을 먹을 때 커피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항생제 복용 여부다. 식약처는 항생제와 프로바이오틱스를 동시에 먹으면 유익균이 사멸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캐나다 앨버타주 공공 건강정보 사이트 마이헬스 앨버타는 살아 있는 세균이 든 프로바이오틱스를 항생제 복용 전후 최소 2~3시간 간격을 두고 먹도록 안내한다.
미생물 종류에 따라 항생제의 영향이 다를 수 있어, 항생제 치료 중이라면 제품과 복용 약을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장 질환이 있거나 면역기능이 약한 사람, 어린이·임산부·고령자도 먹기 전에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복용 뒤 설사, 복통, 발진이 나타나면 섭취를 중단하고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유산균 먹이도 과하면 가스·복부팽만 유발
유산균에 좋다며 양파, 마늘, 사과를 평소보다 많이 먹는 사람이 있지만 장이 예민한 사람은 복부 팽만이나 가스가 생길 수 있다.
이들 식품에는 장내 미생물이 발효시키는 탄수화물이 들어 있고,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는 일부 발효성 탄수화물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병·신장병연구소(NIDDK)는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 증상에 따라 저포드맵(FODMAP) 식단을 권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증상이 나아지면 제한했던 식품을 조금씩 다시 먹으며 개인별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식이섬유도 한꺼번에 늘리기보다 하루 2~3g씩 서서히 늘리면 복부 팽만과 가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