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삼성전자 18만원대·하이닉스 90만원까지?…지금 ‘물타기’ 말리는 이유 [숫자 뒤의 진실]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코스피 5683.80 반등 마감…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동반 하락
예상 BPS에 저점 PBR 적용…4일 종가보다 각각 14%·36% 낮아
박세익, 내년 하반기 매수 제안…KB증권은 올해 연말 반등 전망

지난 4일 코스피가 반등한 날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락했다. 주가가 내린 종목을 더 사서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물타기’를 지금 해도 될까.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보유 주식을 서둘러 팔기보다 추가 매수 시점을 늦추라고 제안했다.

 

스마트폰으로 주식 거래 앱을 확인하는 모습. 주가 하락 시 같은 종목을 추가 매수하면 평균 매입단가는 낮아지지만, 이후 주가가 더 떨어지면 손실액이 커질 수 있다. 픽셀스 제공
스마트폰으로 주식 거래 앱을 확인하는 모습. 주가 하락 시 같은 종목을 추가 매수하면 평균 매입단가는 낮아지지만, 이후 주가가 더 떨어지면 손실액이 커질 수 있다. 픽셀스 제공

박 대표가 예상 주당순자산(BPS)에 과거 저점 수준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해 계산한 가격은 삼성전자 18만7000원, SK하이닉스 90만원이다. 4일 종가보다 각각 3만1000원(14.2%), 49만6000원(35.5%) 낮다. 다만 특정 가정에 따른 계산일 뿐, 실제 주가가 이 수준까지 떨어진다거나 해당 가격이 바닥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코스피 반등에도 반도체 두 종목은 하락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01포인트(0.62%) 오른 5683.80에 거래를 마쳤다. 3일 3.59% 급락한 뒤 하루 만에 올랐지만 장중 변동 폭은 컸다.

 

지수는 5786.13으로 출발해 장 초반 5828.13까지 올랐다가 외국인 매도세로 5421.72까지 밀렸고, 장 막판 상승 전환했다. 외국인은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045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0.68% 내린 21만8000원, SK하이닉스는 0.14% 내린 139만6000원에 마감했다. 박 대표는 최근 ‘부읽남TV’ 영상에서 BPS와 PBR을 기준으로 반도체주의 하방 가능성을 설명했다.

 

◆삼성 18만7000원·하이닉스 90만원…계산 근거는?

 

BPS는 기업의 순자산을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PBR은 주가가 BPS의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나타낸다. 순자산이 같아도 시장이 높은 성장을 기대하면 PBR이 올라가고, 실적 악화를 우려하면 내려간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의 2027년 말 예상 BPS 17만원에 과거 저점 수준인 PBR 1.1배를 적용해 18만7000원을 얻었다. SK하이닉스는 예상 BPS 100만원에 PBR 0.9배를 곱해 90만원을 계산했다.

 

이 값이 나오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두 회사의 순자산이 예상대로 늘어야 하고, 시장이 적용하는 PBR이 과거 저점까지 내려와야 한다. 배수가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진다.

 

삼성전자는 PBR이 0.1배 높아질 때마다 계산값이 1만7000원씩 오르고, SK하이닉스는 PBR 1.6배를 적용하면 160만원이 된다. 반대로 순자산이 예상보다 적게 늘면 같은 PBR을 적용해도 값이 낮아진다.

 

◆분기 영업이익 107조원…시장은 향후 수요에 주목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5조3000억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발표했다. 반도체를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은 106조5000억원으로, 메모리 사업 호조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회사는 4분기에도 반도체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와 고성능 DDR5,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 실적이 앞으로도 이어지느냐에 있다. 주가에는 현재 이익뿐 아니라 향후 수요와 공급, 성장 전망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박 대표가 변수로 꼽은 것은 중국 메모리 업체의 생산능력 확대와 AI 인프라 투자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이다.

 

중국 업체가 범용 메모리 생산을 늘리면 공급 부담이 커질 수 있고, AI 인프라 투자기업이 자금을 구하기 어려워지면 서버와 메모리 구매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범용 메모리와 HBM은 수급을 따로 봐야 한다. 박 대표도 HBM 등 고부가 메모리는 빅테크의 AI 투자로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장기 수요를 긍정적으로 볼 근거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콘퍼런스콜에서 대형 고객 10곳과 메모리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추가 10곳과 다년 계약을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고객은 기존 계약의 연장도 요청했다.

 

◆추가 매수는 내년 하반기?…증권가는 연내 반등 전망도

 

박 대표는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팔고 더 낮은 가격에 다시 사는 전략을 경계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투자심리가 위축돼 낮은 가격에서도 재매수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그는 기존 보유 물량은 장기 회복을 기대하며 유지하고, 당장 추가 매수하기보다 현금을 확보하라고 제안했다. 반도체주를 더 살 시점으로는 2027년 하반기를 꼽았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과 실적 악화, 투자심리 위축이 겹치는 시기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 가능성과 반등 전망을 갈림길로 표현한 이미지.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추가 매수 시점으로 2027년 하반기를 제시한 반면, KB증권은 올해 11~12월부터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 가능성과 반등 전망을 갈림길로 표현한 이미지.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추가 매수 시점으로 2027년 하반기를 제시한 반면, KB증권은 올해 11~12월부터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반등 시점을 더 빠르게 보는 전망도 있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지난 2일 보고서에서 2027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삼성전자 3.0배, SK하이닉스 2.5배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 작성 당시 주가와 예상 실적으로 산출한 수치다.

 

이 연구원은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다며 올해 11~12월부터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가 함께 나타나 실적 개선이 이어진다고 봤다.

 

AI 투자는 과잉투자보다 실제 수요를 따라가는 증설에 가깝고, 클라우드 기업의 매출·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수익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두 전망은 업황 자체보다 반등 시점에서 갈린다. 박 대표는 추가 조정에 대비해 매수를 늦추자는 입장이고, KB증권은 현재 주가에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본다.

 

투자자는 고점 대비 낙폭 외에 순자산 증가세, 메모리 공급 확대 속도, AI 투자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 실제 수익 창출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물타기를 하면 평균 매입단가는 낮아지지만, 같은 종목에 투자한 금액은 늘어난다. 이후 주가가 더 떨어지면 추가 매수한 주식에서도 손실이 발생해 전체 손실액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