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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전 사장 “전기요금 최소한 현실화 필요…산업용 인상은 최후 수단”

누적 적자 34조원…“전력망 확충, 전력 판매 수입으로 충당해야”
“산업용 전기요금 누적 적자 거의 해소…추가 인상은 최후 수단”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28년 전력 공급 자신…한수원 원전 갈등엔 신중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누적 적자 해소와 국가 전력망 확충을 위해 전기요금의 최소한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동안 여러 차례 인상된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추가 인상이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사장은 지난 4일 광주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자단 간담회에서 “한전의 재무 상황과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전력망 확충 필요성, 사채 발행 한도 준수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결국 최소한의 전기요금 현실화는 정부와 논의해 어떻게든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4일 김 사장이 전남 나주시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전 제공
4일 김 사장이 전남 나주시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전 제공

그는 2021~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발생한 누적 적자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전의 누적 적자는 현재 약 34조원에 달한다. 김 사장은 “당시 유럽 각국은 연료비 인상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며 “한전이 감당해야 할 부분을 긴 호흡으로 전기요금을 통해 충당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력망 확충을 위한 재원을 사채 발행이나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전력망 확충이 필요한데 이를 사채 발행이나 외부 차입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한전 본연의 역할인 만큼 전력 판매 수입으로 충당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다만 산업용 전기요금 추가 인상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사장은 “산업용 전기요금은 몇 차례에 걸쳐 인상됐고, 산업용에서 발생한 누적 적자분은 거의 해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점까지 감안한다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현실화가 반드시 인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됐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국제 연료 가격이 떨어지면 전기요금도 내려갈 수 있다는 신호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의 요금 조정 협의에 대해서는 “실무자들끼리 논의했지만 공식적인 논의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른 재원 마련과 함께 자구 노력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15조원 규모의 자구 노력을 추진했으며, 올해는 당초 목표인 2조2000억원을 넘어 약 2조5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에 따른 재정 부담에 대해서는 정부와 종합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사장은 지역별 요금제 시행에 필요한 재원이 약 2조8000억원이라며 “지역별 도매가격제 도입과 재정 지원 등으로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지만,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전기요금 문제 전반을 묶어 정부와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일 김 사장이 전남 나주시에서 열린 빅스포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전 제공
4일 김 사장이 전남 나주시에서 열린 빅스포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전 제공

전력망 구축과 관련해서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2028년 말까지 전력을 공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송전선로 경과지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공법을 적용하면 내년 초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세계적인 전력설비 수요 증가로 변압기 조달에 약 3년이 소요되는 만큼 전국 사업장의 기자재 조달 일정을 조정해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과 시공사 간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계약 갈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사장은 “한전도 한수원이나 팀코리아와 잠재적인 분쟁 요소가 있는 상태”라며 “현재로서는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과 관련해 발주처와의 정산 문제를 먼저 해결한 뒤 협력사와 후속 정산 협상을 진행하기로 협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