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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의 가장 큰 적은 국가유산청”…오세훈, 세운4구역 심의 직격

세운4구역 심의 네 번째 보류에 비판 목소리 높여
“심의 기준 일관되지 않아…행정의 탈을 쓴 몽니”
“서울시, 세계유산 지키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의 매장문화유산 보존방안 심의를 거듭 보류한 국가유산청에 “국가유산이 가장 큰 적”이라고 날을 세웠다. 심의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며 “행정의 탈을 쓴 몽니”라고도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정책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정책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서울시는 세계유산을 지키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이라며 “유산 보호의 탈을 쓰고 주민의 삶을 무기한 묶어두는 일만큼은 더는 지켜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세운4구역은 낡은 도심을 정비하고 종묘에서 남산까지 녹지축을 연결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2년째 첫 삽도 뜨지 못했다”며 “지금은 국가유산청이 그 앞에 빗장을 걸어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세4구역은 세계유산지구 밖에 있다는 그간 서울시의 주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국가유산청이 일관된 기준 없이 올해 8∼10월 매장유산 심의를 잇달아 보류했다고 지적했다. 국가유산청이 법적 의무도 없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강요하고 인가 취소를 요구한 것은 물론 첫 심의 땐 일부 이전보존을 결정했으나 최근 현지조사를 마친 뒤에는 유적을 제자리에 둬야 한다는 원위치 보존 원칙을 내세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공을 차 넣을 때마다 골대를 옮기는 심판에게 휘슬을 맡길 수 있나”라며 “이런 심의는 심의라 부를 수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은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25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며 “오는 18일 다섯 번째 심의마저 보류한다면 그 결정은 곧 소송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유네스코’와 집단 학살을 뜻하는 ‘제노사이드’를 합친 ‘유네스코사이드’라는 말이 있다”며 “세계유산 보호를 명분 삼은 규제가 주민의 삶을 질식시키는 현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지금 같은 근거 없는 행정 갑질과 몽니가 계속되면 유네스코사이드에 대한 반감이 쓰나미처럼 우리 사회를 덮칠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국가유산청은 사업 하나를 막으며 승리했다 여길지 모르지만 그 대가로 문화유산을 향한 시민의 애정을 갉아먹고 있다”며 “지금 국가유산의 가장 큰 적은 다름 아닌 국가유산청”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국가유산청은 그 몽니를 당장 멈추고, 합당한 법적 근거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심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