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은 청년 배우 사관학교가 될 수 있을까. 청년단원 60명이 1년 동안 수련한 결과를 연극 네 편에 담은 세 번째 졸업무대가 막을 올린다.
국립극단은 청년교육단원 연극제 ‘어떤 연극’을 21일부터 12월11일까지 서울 성동구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연다고 5일 밝혔다. 브레히트·체호프·무아와드·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연출가 윤성호·김미란·하수민·홍성연이 한 편씩 맡는다.
청년교육단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년부터 국립예술단체 전반으로 넓힌 제도다. 국립극단은 첫해 40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80명, 올해 60명을 뽑았다. 문턱은 이미 사관학교급이다. 올해 19∼34세 배우 842명이 지원해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원들은 3월부터 화술·전통연희·뷰포인트 등을 익히며 매달 150만원의 활동지원금을 받았다.
첫 작품은 ‘한밤의 북소리’(21·22일)다. 1922년 브레히트의 초연작으로 1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 베를린, 실종됐던 약혼자 크라글러가 4년 만에 돌아오고 거리에서는 스파르타쿠스단 봉기가 격렬해진다. 각색·연출을 맡은 윤성호는 지난해 ‘죽음들’에 이어 2년째 단원들과 작업한다.
‘우스꽝스럽고 안스러운 인간들’(26·27일)은 체호프 단막극을 엮은 무대다. 2022년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을 받은 김미란이 각색·연출을 맡아, 배우 15명이 한 극단이 돼 체호프를 제각각 해석하고 연극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드러낸다. 네 편 가운데 유일한 16세 이상 관람가다.
‘하늘’(12월 3·4일)은 레바논 출신 캐나다 극작가 와즈디 무아와드의 4부작 ‘약속의 피’ 마지막 편이다. 영화 ‘그을린 사랑’의 원작 ‘화염’ 등 앞선 세 편이 자식 세대가 부모의 과거를 더듬는 여정이었다면, ‘하늘’은 부모 세대가 자식 세대를 들여다본다. 테러를 막으려 외부와 차단된 정보기관에서 암호해독가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요원들은 그가 남긴 시·그림·암호를 좇는다. 극단 즉각반응 대표 하수민이 연출을 맡아 젊은 세대의 폭력적 봉기에 주목했다.
마지막 무대는 ‘한여름 밤의 꿈 더 클라운’(12월 10·11일)이 장식한다. 요정의 장난으로 연인들의 짝이 뒤엉키는 셰익스피어 희극을 광대 16명이 꿈과 사랑, 엇갈림과 실패의 놀이로 풀어낸다. ‘로미오와 줄리엣 더 클라운’으로 서울연극제 자유경연작 최우수상을 받은 홍성연이 연출을 맡아 3년째 청년교육단원과 호흡을 맞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