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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호의미술여행] 변호인의 거짓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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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이 진행되는 법정 풍경이다. 방청석에 사람들이 가득 모인 것을 보니 꽤 관심을 끄는 사건 소송 같다. 피고 측 변호인이 두 팔까지 휘저으면서 변론을 펼치며 재판장의 시선을 끌려 한다. 피고를 위해 거짓 눈물까지 떨어뜨리며 사람들의 동정심도 유발하고 있다. 화려한 코트를 입은 피고는 차림새로 보아 힘이 센 집안 마나님 같다. 반성은커녕 교활한 미소가 얼굴에 가득하다. 재판에서 이길 것을 확신한 듯하다.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오노레 도미에의 작품이다. 도미에는 묘사 방식보다 사회적 현실을 날카롭고 비판적으로 풍자했다는 점에서 사실주의 화가로 분류된다. 그는 근대 시민사회로 변화를 가져온 프랑스 대혁명을 겪었고, 자본주의 사회 변화를 일으킨 산업혁명도 겪었다. 그리고 두 혁명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사회적 현실을 비판적으로 다루었다.

오노레 도미에 ‘변호인’(1860년경)
오노레 도미에 ‘변호인’(1860년경)

그는 핍박받던 민중의 편에 서서 부르주아 계층의 몰인정함이라든지 정치가, 법률가, 성직자 등의 위선과 기만적인 모습을 그림에 담았다. 19세기 경제를 뒤바꾼 산업혁명의 문제점에도 주목했다. 산업화로 인한 빈부 갈등, 분업으로 인해서 겪게 된 고립감, 그곳에서 서민들이 느끼는 삶의 애환 같은 시대적 감정을 주제로 했다.

그는 파리의 여러 주간지에 이런 내용을 담은 정치적 풍자화를 기고하며 지냈다. 그 탓에 화가로서 그의 그림은 캐리커처와 순수 미술 사이의 경계에 해당하는 독특함을 보였다. 형태를 생략하고 과도하게 변형시킨 것은 그가 오랫동안 풍자화를 그리면서 터득한 방법이었다. 이런 그림이 특정 부류의 인간들이 보이는 동작의 한 측면이나 사회적 성격을 잘 드러냈다.

그래서 도미에는 현실의 비판적 내용을 축약한 작품으로 당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보다 널리 전파하기 위해서 석판화 기법을 사용하고 많은 사람이 감상할 수 있게 해서 예술 감상의 민주화도 이루었다.

예나 지금이나 어느 나라에서나 법률가들의 말장난과 말잔치가 서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는 것 같다.

박일호 이화여대 명예교수·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