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상장사가 잇달아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며 지난달에만 44조원 넘는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공시 기준을 높이고 일반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5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상장사들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부터 최대 30조원에 이르는 현금배당 계획을 내놨다. 자사주 취득 규모는 SK하이닉스가 20조원으로 가장 컸고 삼성E&A(7800억원), 신한지주·에스원(각 45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 중 신한지주는 취득 물량 전량을, 삼성E&A는 6900억원, LG화학도 3000억원 규모를 소각할 계획을 밝혔다. 현금배당의 경우 삼성전자 약 30조원, SK하이닉스 14조원, 현대차 6600억원 등이 결정됐다.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명단 공개를 앞두고 관련 공시도 늘었다. 거래소가 지난달 22일까지 PBR 개선 계획을 제출하면 명단 공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총 62개사가 개선안을 냈다. 지난달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신규 공시한 기업은 37개로, 2024년 5월 이후 누적 공시 기업은 801개(코스피 375개·코스닥 426개)로 집계됐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주주환원과 주주보호를 유도하기 위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방안도 발표했다. 개정안은 사업보고서가 주주총회 2주 전까지 제공될 수 있도록 지배구조보고서에 제출 일자를 기재하도록 했다. 2주 전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사유도 설명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 상장사가 주총 1주 전에야 사업보고서를 공개해 ‘깜깜이 주총’이 되는 관행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결산배당 여부와 배당금액을 주주제안 시한인 주총 6주 전까지 공시했는지도 보고서에 밝혀야 한다. 자사주 취득·소각·보유 현황은 당해연도 외에 최근 3년치 정보를 함께 기재해 개선 정도를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주주에 대한 권익 침해 방지장치도 보강했다. 중복상장이나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는 소액주주 소통 내역과 증자 규모·할인율·지배주주 취득 여부 등을 적어야 한다. 지난해 9월 상법 개정으로 도입된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피하려고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를 조정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 관련 변경 사유와 영향도 추가로 기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