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프랑스에서 간첩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받았다가 재심 끝에 무죄가 밝혀진 ‘드레퓌스 사건’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 2심 법정에 소환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폭동 없는 곳에 내란은 없다”며 1심의 무기징역 판결을 깨고 전면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5일 내란 우두머리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각각 기소된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항소심 결심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최종변론을 통해 특검 공소사실 전반을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도 이뤄졌다. 1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 대해 내란 특검팀(특검 조은석)은 원심과 동일하게 사형과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헌법적 결단을 내린 전직 대통령을 사법부가 반역자로 낙인찍었다’며 드레퓌스 사건을 언급했다.
드레퓌스 사건은 1894년 프랑스 유대인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가 간첩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살다 에밀 졸라 등의 고발로 12년 만에 무죄를 받은 근대 사법사의 대표적 조작 사건으로 꼽힌다.
변호인은 “드레퓌스를 반역자라고 낙인찍었고, 반역죄는 조작된 걸로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침묵할 때 소설가 에밀 졸라가 용기 있게 펜을 들었다”며 “변호인은 이 법정에서 진실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내란죄는 폭동을 구성요건으로 한다. 폭동 없는 곳에 내란은 없는 것”이라며 “특검 논고문 전체에 핵심인 폭동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원심이 내란죄라 이름 붙이고 무기징역 선고한 판결 무게와 사실을 같은 저울에 올려놓고 양심의 저울로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변호인단은 계엄 당시 출동했던 일부 지휘관이 1심에서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은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변호인은 “과천청사에 간 고동희 무죄, 김정근 무죄, 안무성 무죄, 방첩사 정성우 무죄”라며 “해당 재판부들은 지휘관들이 한 일을 방호와 경계, 대기와 현장 보존이라 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원심은 같은 행위들을 모아 폭동이라 불렀다”며 “같은 장소에서 행위가 한 법정에선 경계고, 다른 데선 폭동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병력을 투입한 일에 대해서는 전산망 점검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국정원 보고서가 (선관위의 보안) 위기를 알렸을 때 대통령에게 가장 안전한 선택은 침묵이었겠지만, 윤 전 대통령은 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헌법 책무를 회피하지 않았다”며 “선관위 기능의 정지가 아니다. 선거 시스템이 헌법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상태인지 점검하고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국회 체포조 의혹 역시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삼청동 안가에서 경찰에게 한 당부는 질서유지”였다며 “특전사 공수여단 부분은 조작된 시각의 조작 기소다. 소위 정치인 등 체포 시도는 실체가 없어서 말 그대로 괴담”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단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체포되지 않고 2시간 만에 끝난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처벌하는 건 형법의 정의가 아니다”라며 “원심의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바로잡아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해주길 간곡히 청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