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릎 부위에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근로자 A씨는 이후 3차례 추가 상병 승인을 받으며 5년 2개월간 요양했다. 이 과정에서 거주지로부터 200㎞ 이상 떨어진 다른 도시의 의료기관을 이용하기도 했다. 근로복지공단 자문의사가 ‘요양 연장 불필요(요양종결 검토)’ 의견을 냈지만 주치의가 진료계획서를 제출하면 요양기간이 다시 연장됐다.
# 어깨 질환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근로자 B씨는 3년 6개월간 요양했다. 최초 승인 이후 반대쪽 어깨와 팔꿈치, 목 디스크, 발목 인대 등 다른 신체 부위의 질환을 차례로 추가 신청했다. 최초 산재 신청부터 마지막 추가 상병 신청까지 2년 10개월이 걸렸다. 이 기간 의료기관을 10차례 이상 옮기고 요양 연장을 위한 진료계획서를 40회 넘게 제출했다. 정형외과와 한의원을 오가며 치료받다가 재활 단계에서 새로운 상병을 신청하는 과정도 반복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5일 ‘산재근로자 장기요양 실태 및 개선방향’ 보고서를 발표하며 산재 요양기간을 반복적으로 연장한 사례와 요양관리의 문제점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산재근로자는 최초 산재 승인 이후 새로운 신체 부위의 질환을 추가 신청하거나 의료기관을 반복해서 옮기는 방식으로 장기간 요양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 요양기간이 전반적으로 단축되고 있지만 장기요양자는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경총이 조선·자동차·타이어 제조업 13개 사업장에서 근골격계질병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근로자 2466명을 조사한 결과, 올해 6월 기준 1년 이상 요양자 비율은 조선업 27.7%, 타이어 제조업 29.7%에 달했다. 자동차 제조업은 14.9%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2024년 12.7%에서 오히려 증가했다.
업종별 평균 요양일수는 조선업 297.5일, 자동차 제조업 200.3일, 타이어 제조업 350.1일이었다. 2024년과 비교하면 각각 73일, 24.8일, 31일 감소했다. 경총은 단기간 요양을 마치는 근로자가 증가하면서 평균 요양일수는 줄었지만, 일부 장기요양 사례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가상병 신청과 의료기관 변경, 진료계획서 제출 등에 횟수 제한이 없는 현행 제도를 문제로 꼽았다.
현행 산재보험 제도상 최초 산재 신청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치지만, 요양 중 다른 질환을 추가로 신청할 때는 근로복지공단 지사에서 승인 여부를 판단한다. 의료기관 변경과 진료계획서 제출 역시 별도의 횟수 제한 없이 허용되고 있다.
경총은 주요 질환별 표준요양기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초과하면 치료 필요성을 정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추가상병 신청 시 최초 승인 질환과의 관련성 검증을 강화하고, 사업주에게도 신청 사실을 통지해 의견 제출 기회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의료기관 변경과 진료계획서 제출 횟수에도 제한을 두고, 주치의와 공단 자문의사의 판단이 엇갈릴 경우 자문의사 의견을 우선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정 횟수 이상 요양 연장을 신청하면 2명 이상이 누적 치료 경과를 검토하고, 장기요양자와 자가치료자에 대한 점검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과도한 장기요양 사례는 동료 근로자와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근로복지공단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