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은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내고 입안 세균과 곰팡이가 늘어나는 것을 억제한다. 미국 국립치과두개안면연구소(NIDCR)에 따르면 침이 부족하면 충치와 구강 진균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자는 동안에는 침 분비가 줄어든다.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덴털 리서치(Journal of Dental Research)’에 실린 논문에도 수면 중 침 분비량이 감소한다는 내용이 있다. 아침에 입이 마르고 텁텁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입속 세균, 물과 함께 삼켜도 될까
양치 전 물을 마신다고 세균 감염이 생긴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입속 세균은 평소에도 침과 함께 삼켜진다. 아침에 물을 마실 때만 세균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연구팀 등이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발표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5개국 470명의 침과 대변 속 미생물 균주를 분석했더니,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구강 세균이 대장에 정착하는 현상이 흔하게 나타났다. 대장암과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서는 구강 세균의 장내 이동과 정착이 더 많이 관찰됐다.
이 연구는 양치 전 물 섭취의 안전성을 직접 검증하지 않았다. 현재까지의 근거를 보면 건강한 사람이 양치 전에 물을 마시는 행동을 질병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구강 건강에서 꾸준히 관리해야 할 대상은 치아 표면에 쌓이는 치태다. 세균이 포함된 치태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충치와 잇몸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양치 전 물보다 양치 직후 헹굼 주의
NHS는 불소치약으로 하루 두 번, 한 번에 약 2분씩 이를 닦도록 권고한다. 한 번은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닦고, 나머지 한 번은 다른 시간에 닦으면 된다. 성인은 불소 함량이 1350~1500ppm인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양치 후에는 치약 거품을 뱉되 물로 바로 헹구지 않는 것이 좋다. 치아 표면에 남은 불소가 씻겨 나가 충치 예방 효과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구강청결제도 마찬가지다. NHS는 불소가 든 제품이라도 양치 직후에는 쓰지 말라고 안내한다. 점심 식사 후처럼 양치와 시간을 달리해 사용하라는 것이다.
◆아침 물 온도보다 ‘입마름 원인’ 확인해야
아침에는 반드시 미지근한 물을 마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건강한 성인이 물 온도를 특정 범위에 맞춰야 한다는 의학적 기준은 없다.
NHS는 입마름을 줄이려면 찬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라고 권한다. 미지근한 물이 편하면 그렇게 마셔도 된다. 특별한 건강 문제가 없다면 마시기 편한 온도를 고르면 된다.
아침마다 입이 심하게 마른다면 물 온도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NHS가 꼽는 주요 원인은 탈수, 약물 부작용, 코막힘이나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 불안, 암 치료 등이다. 입마름이 오래 가면 당뇨병이나 쇼그렌증후군 같은 질환과 관련 있을 수도 있다.
물을 자주 마시고 생활습관을 바꿔도 몇 주째 입마름이 계속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음식을 먹거나 말하기 어려울 만큼 입이 마르거나, 입안에 통증·붓기·흰 반점이 생겼을 때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삼킴 기능 저하 환자, 물 마실 때도 주의
삼킴 장애가 있거나 의식이 저하된 사람은 상황이 다르다. 물이나 침, 음식물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들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에 따르면 흡인성 폐렴은 구강 분비물이나 위 내용물 등이 기도로 들어가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삼킴 장애가 있거나 의식이 떨어진 환자에게서 발생 위험이 높다.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재활치료실 이광욱 실장은 최근 기고문에서 삼킴 장애를 의심해야 할 증상으로 식사 중 잦은 사레와 기침, 음식을 삼키는 시간의 증가, 물을 마신 뒤 목소리가 젖은 듯 변하는 것 등을 꼽았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재활의학과에서 삼킴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비디오투시연하검사(VFSS)는 조영제가 섞인 음식물을 삼키는 과정을 X선으로 촬영해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