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결과 상원에서 민주당이 54석, 공화당이 44석을 확보한 가운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지역은 알래스카주와 미시시피주다. 둘 다 원래 공화당 의원이 갖고 있다가 이번 선거에서 전국적인 민주당의 강세 속에 이변을 일으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대미투자와 관련해 특히 알래스카의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알래스카 공화 후보 당선 땐 韓 LNG 투자 주목
미 동부시간 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 기준 개표가 74% 이뤄진 가운데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가 댄 S 설리번 후보를 0.3%포인트차로 근소하게 앞서가고 있다. 표차로 치면 600여표 차다.
알래스카주는 1968년 이후 미 대선에서 60년 가까이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 왔고, 2석인 연방 상원의원 자리도 대부분 공화당이 독식해왔다. 1968년 이후 알래스카에서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이 당선된 것은 2008년 한 차례뿐이다.
전국적인 민주당 우세 속에 민주당은 기대를 걸고 있지만 워낙 공화당 우세가 강한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한국의 알래스카 투자 사실을 성과로 홍보해온 상황에서 ‘막판 뒤집기’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막판 민주당 쪽에서 공화당 후보와 이름이 같은 댄 J 설리번 후보를 출마시켰다는 의혹이 보도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 백악관에서 한국의 2000억달러(271조 4000억원) 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하면서 설리번 후보와 함께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고, 공화당은 선거 기간 내내 이를 홍보해왔다. 한국은 양국간 정확한 액수가 합의된 적 없고 사업성 검토를 시작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위해 알래스카에 (한국에서) 투자되는 (금액은) 500억 달러(67조 8500억원)를 조금 넘는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국가 간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발표할 만큼 무리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그만큼 절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알래스카는 순위투표제를 택하기 때문에 전체 결과의 윤곽이 나오는데는 몇 주가 걸릴 전망이다. 순위투표제는 투표할 때 후보 한 사람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들에 대한 선호 순위를 매기는 방식의 투표다. 투표 결과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는 경우 최하위 후보를 일단 떨어뜨린 다음, 탈락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2순위로 꼽은 표를 집계해 기존의 득표에 추가한다. 이런 방식으로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하위 후보들의 표를 배분한다. 우편투표 집계 마감일과 선호투표 집계 시작일이 오는 18일인 만큼 당선자 윤곽이 드러나는 데는 최소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가짜 댄 설리번과 민주당이 투표용지에 올린 또 다른 ‘쓰레기’(slug) 후보의 득표를 즉시 진짜 댄 설리번에게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합주 대부분이 이미 민주당으로 의석이 넘어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펠톨라 후보 역시 공식적으로 한국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투자를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공화당 후보가 막판 뒤집기를 통해 당선되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한국의 알래스카 투자에 더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경합’ 아니었던 미시시피도 초접전
미시시피주에서는 검사 출신의 민주당 스콧 콜롬 후보가 공화당의 현역 신디 하이드-스미스 의원을 아슬아슬하게 앞서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미시시피는 쿡폴리티컬리포트의 마지막 분석에 따라 미 언론이 대부분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했던 7개 주(알래스카, 메인, 미시간, 오하이오, 캔자스, 텍사스, 아이오와)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선거가 시작되자 초접전 지역으로 떠올랐다. 이변이 많은 이번 선거에서도 특히 이변으로 꼽힌다.
투표용지의 96%를 확인한 시점에서 두 사람의 표차는 1724표에 불과하다. 득표율 차이는 0.1%포인트다. 미시시피주도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된 1980년부터 50년 가까이 공화당에 대선 표를 줬고, 1982년 이후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이 당선된 적이 없다. 2년 전 대선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20%p 이상 차이로 승리하기도 한 지역이다. 만약 콜롬 후보가 이대로 우위를 이어가 승리하면 미시시피주에서 약 40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이 나오게 되는 것이며, 노예 해방 이전 미국 노예제의 중심이었던 미시시피주에서 1870년대 블랜치 브루스 이후 약 150여 년 만에 흑인 연방 상원의원이 선출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클 왓슨 주 총무장관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우편투표 약 3600장과 유권자 자격 확인이 필요한 가투표 개표 작업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종 결과 발표까지는 1주일 이상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표차가 워낙 작아 결과를 두고 사법적 다툼이 벌어지면 최종 당선자 확정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