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훈 기자]한국시리즈 3차전은 ‘투심 전쟁’이다.
KT와 삼성은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4승제) 3차전을 치른다.
수원에서 1승씩을 나눠가진 채 대구에 내려온 두 팀의 이번 한국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한 판 승부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로 맞선 상황은 총 18차례 있었다. 이 가운데 3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최종 우승까지 차지한 경우는 16차례로, 우승 확률이 무려 88.9%에 달한다.
역시 관건은 선발 싸움이다. KT와 삼성은 수원에서 열린 1,2차전에서 불펜 소모가 컸다. 삼성은 1차전에서 최원태가 2이닝 5실점 ‘최악투’로 조기 강판 당해 불펜을 6이닝이나 가동해야 했고, 2차전에선 연장 12회까지 가느라 4차전 선발이 유력했던 원태인까지 당겨써야 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르고 올라오느라 가뜩이나 피로도가 높은데, KS 1,2차전으로 인해 불펜진에 쏠린 하중은 더 커진 상황이다.
KT는 1,2차전에서 선발 대니엘(6이닝), 고영표(7이닝)가 제 몫을 다 하긴 했지만, 믿을 만한 불펜이 마무리 박영현(3.1이닝 무실점) 밖에 없다는 게 약점이다. 김정운(1.2이닝), 손동현(0.2이닝), 오원석(0.2이닝)은 1,2차전에 모두 등판했지만, 삼성 타선들에 크게 고전했다.
결국 3차전 선발로 나서는 KT 소형준과 삼성 후라도가 긴 이닝을 버텨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소형준은 가을에 강한 ‘빅게임 피처’다. 포스트시즌 통산 8경기(5경기 선발 등판)에 나서 3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 중이다. 프로 2년차였던 2021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며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올 시즌 삼성전에서도 강했다.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17이닝을 던져 탈삼진 20개를 솎아냈고, 피안타율은 0.206에 불과했다.
KT가 소형준에게 거는 기대보다는 삼성이 후라도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아니 절실하다. KBO리그 최고의 이닝이터인 후라도는 KIA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그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2차전 6.2이닝, 5차전 7이닝을 던지며 2승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MVP에 올랐다. 후라도의 존재 덕분에 플레이오프를 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일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른 뒤 나흘 만에 올라오는 것이긴 하지만, 이미 가을야구 2경기를 등판하며 소진된 체력이 제대로 충전됐을지 여부가 중요하다.
올 시즌 KT를 상대로는 그리 좋지 못했다.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했다. 특히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11일엔 4이닝 6피안타 4볼넷 6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KT의 핵심타자 힐리어드에겐 홈런포만 3방을 맞았다. 후라도의 ‘경계대상 1호’다.
3차전 승부를 가를 또 하나의 변수는 수비다. 소형준은 포심을 아예 던지지 않고, 투심 패스트볼만 던지는 ‘투심볼러’다. 올 시즌 구종 구사 비율을 보면 투심이 47.1%, 커터가 24.3%로, 변형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71.4%에 달한다. 후라도도 포심(19%)을 던지긴 하지만, 가장 많이 던지는 단일 구종은 투심(24.9%)이다. 여기에 커터(21.4%)까지 패스트볼 3종 세트 구사 비율이 65.3%이다.
투심과 커터 등 변형 패스트볼의 목적은 삼진보다는 타자들의 스윗 스팟을 피하는 것이다. 자연히 땅볼 유도가 많을 수밖에 없다. 소형준과 후라도의 땅볼 비율은 56.4%, 56.6%로 비슷하다. 뜬공보다는 땅볼 비중이 더 높은 투수들이다 보니 내야 수비가 이날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팀 최소 실책 1,3위였던 삼성(85개)과 KT(87개)지만, 이번 가을야구에서 실책에 울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5경기,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모두 실책이 나왔다. 오죽하면 박진만 감독이 선수단에 찰떡을 돌리며 수비력 향상을 빌었을까. KT도 2차전에서 2-2로 맞선 연장 12회에 결승점을 내준 건 다름 아닌 오윤석의 송구 실책이었다. KT와 삼성 중 누가 더 선발투수들의 투심 전쟁에 보조를 맞출 수 있을까. 2차전을 재밌게 보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