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계란값 상승 주범’ 고병원성 AI… 사전등록제 도입해 산란계 농장 방역 강화

경기도 연천 소재 산란계 농장서 올해 첫 고병원성AI 확진
지난 동절기 산란계 1134만마리 살처분 ‘계란값 급등’ 불러
방역당국, 사람·차량 사전등록제 도입… 백신 도입도 검토

올해 계란값 급등을 불러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산란계 농장 출입 사전등록제를 도입하는 등 방역을 강화한다. 지난 동절기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산란계 1134만마리가 살처분된 데 이어 올겨울에도 산란계 농장에서 첫 확진 사례가 나오자 대형 농장과 밀집단지를 중심으로 방역체계를 강화해 계란 수급 불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계란값 급등 부른 ‘고병원성AI’ 올 겨울 첫 발생

지난 5일 경기도 연천군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경기도 연천군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4일 경기도 연천군 소재 산란계(9만1000여마리) 농장에서 H5N9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진됐다. 이번 동절기 국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첫 고병원성AI다. 이튿날 전남광주 장흥 소재 육용오리 농장(2만2000여마리)에서도 H5형 AI 항원이 확인됐다. H5형이 고병원성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고병원성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연천군과 장흥군에 초동대응팀을 투입해 출입통제와 가축처분, 역학조사 등의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연천군 발생농장 반경 10㎞ 이내 가금농장 17곳을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전국 철새도래지와 소하천·저수지 주변 도로, 가금농장 진입로 등에 가용한 소독자원을 투입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야생조류와 가금류 등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된다. 고병원성AI가 폐사율이 높다. 주로 겨울철 철새의 이동과 함께 국내 유입 위험이 커진다. 고병원성AI는 감염 농장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사람과 차량, 오염된 장비 등을 통해 다른 농장으로 확산할 위험도 있다.

 

지난 동절기(2025∼2026년) 고병원성AI 발생이 산란계 농장에 집중되면서 계란값이 오르기도 했다. 이 기간 국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AI 62건 가운데 산란계 농장 발생이 31건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17건은 10만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대형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했다.

 

고병원성AI가 대형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발생하면서 지난 동절기에만 전체 산란계 사육 마릿수의 13.7%에 해당하는 1134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는 계란 생산 감소로 이어졌고,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계란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6월 평균 계란 10구 가격은 5144원으로 전년동월대비 35.9%, 평년대비 42.4% 치솟았다. 통상 산란계를 새로 입식한 이후 생산이 정상화되기까지 6~9개월이 걸린다. 정부는 이 기간 계란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에서 신선란을 총 1억3324만개 수입했다.

 

◆산란계 농장 출입 사전등록제 도입…대형 농장·밀집단지 집중 관리

 

정부는 고병원성AI의 농장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산란계 농장에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의 사전등록제를 도입한다. 기존 출입통제 체계를 4단계 방역으로 강화하고, 산란계 밀집단지별 맞춤형 방역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마련한 ‘중장기 가축방역 발전대책’을 변화한 방역 여건에 맞춰 보완한 것이다. 고병원성AI의 다양한 유형이 동시에 발생하는 등 기존 방역체계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위험요인이 늘어난 점을 반영했다.

 

우선 대규모 산란계 농장과 밀집단지에 대한 출입통제를 강화한다. 정부는 전국 가금 밀집지역 14곳과 10만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대형 산란계 농장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20만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대형 산란계 농장에는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계란 운반차량과 백신접종팀, 닭 상·하차 작업인력 등 외부 출입자에 대한 사전등록과 출입통제를 강화한다.

 

고병원성AI 백신 개발과 상시 백신 도입 여부에 대한 검토도 진행한다. 정부는 내년까지 고병원성AI 백신과 진단법 개발을 추진하고, 소비자와 전문가, 관계기관 등이 참여하는 백신검토위원회를 통해 상시 백신 도입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농가가 스스로 방역 수준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산란계 농장 등을 대상으로 질병관리 우수농장 인증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농장시설·운영기준을 충족하고 특정 질병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농장은 ‘청정인증농장’, 주기적인 질병검사로 관리하는 농장은 ‘우수관리인증농장’으로 구분한다. 인증 농장에는 방역물품 지원과 살처분 보상금 감액 경감 등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전예방 역량을 높이고 방역체계를 보완해 농가의 경제적 안정과 축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