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착했다가 중간선거에서 거센 역풍을 맞은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이 정치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며 인공지능(AI) 규제 강화를 예고한 데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기술 업계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권 양쪽에서 압박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AI 기업들은 민주당과 가까운 인사들을 영입하고 규제 수용 의사를 밝히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빅테크 기업들은 중간선거를 맞아 공화당 선거운동 단체에 6억달러(약 8천억원) 이상을 지원했지만, 공화당은 민주당에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내줬다.
선거에서 참패하자 공화당 내부에서는 오히려 빅테크와의 밀착이 패배를 불렀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 브렌던 스타인하우저는 "기술 업계 거물들을 실리콘밸리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등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트럼프 활동가 에이미 크레머도 "우리는 거대 AI 기업의 돈에 의회 다수당 지위를 걸고 도박하면서 정작 우리 유권자들은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새 의회가 출범하면 기술기업 경영진을 의회에 불러 선서 증언을 요구하고, 연방정부와 거래하는 머스크 등의 사업 활동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빅테크 기업들은 정치권과의 관계 재설정에 나섰다.
오픈AI는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의 딸 제시카 슈머를 영입했고, 메타와 팔란티어도 민주당과 가까운 로비스트 채용에 나섰다.
AI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컴퓨팅 캠퍼스'로 바꿔 부르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학교 지원과 전력망 투자, 환경 보호 조치 등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뒤늦은 이미지 개선과 규제 수용 움직임에도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불신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I 규제 지지 단체인 가드레일스 얼라이언스의 쇼나 토머스 대표는 빅테크 기업들은 정치권과의 밀접한 관계 때문에 어떤 법안이나 정책 구상을 내놓더라도 처음부터 거부감을 살 것이라면서 "그들은 아직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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