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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의 KS 우승, 딱 1승 남았다”...삼성, 신인 장찬희 ‘깜짝 호투’+KT 안현민 희대의 수비 실책에 4차전 잡고 우승 확률 94.7%로 상승 [대구 KS 4차전 리뷰]

[대구=남정훈 기자] “우리는 안방불패다. 이제 1승 남았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집어삼키며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딱 1승 만을 남겨두게 됐다. 반면 KT는 절대적인 체력적 유리함을 살리지 못하는 데다 치명적인 실책 등으로 이날도 경기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초 KT공격 2사 1,2루에서 삼성 선발 장찬희가 허경민을 뜬공으로 잡고 위기를 탈출하며 기뻐하고 있다. 뉴스1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초 KT공격 2사 1,2루에서 삼성 선발 장찬희가 허경민을 뜬공으로 잡고 위기를 탈출하며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삼성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4승제) 4차전에서 고졸 신인 장찬희의 4이닝 1실점 ‘깜짝 호투’와 상대 우익수 안현민의 치명적인 수비 실책으로 1회에만 6점을 내는 등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끝에 10-5로 이겼다.

 

1차전 패배 후 2,3,4전을 내리 집어삼킨 삼성은 100%의 확률과 94.7%의 확률을 동시에 가져갔다. 한국시리즈에서 1패 후 3연승 팀이 우승한 건 6차례 중 6차례로 100%다. 아울러 3승1패 팀이 한국시리즈를 최종적으로 거머쥔 건 94.7%(18/19)에 달한다. 딱 한 차례 반례를 만들어낸 건 삼성이었다. 2013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1승3패로 밀리다 5,6,7차전을 내리 잡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삼성으로선 이제 확률적으로 확실히 우위에 서게 된 셈이다.

 

이날 선발 라인업은 KT가 로건 앨런, 삼성이 장찬희. 누가 봐도 KT의 우위로 보였다. 로건은 대체 외인으로 KBO리그에 입성해 17경기 7승5패 평균자책점 3.59의 수준급 성적을 냈다. 반면 경남고를 졸업하고 2026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9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은 장찬희는 올 시즌 선발 9경기, 불펜 32경기 등 총 41경기에 등판해 4승5패 3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증명하긴 했지만, 1경기의 무게감이 정규리그 10경기 이상에 달하는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신인이 제 모습을 보여주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긴장이 됐을까. 장찬희는 1회 1사 후 장진혁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았다. 2,3차전에서 대타로 나와 모두 안타를 때려낸 장진혁을 이날 2번타자 좌익수로 낸 KT 이강철 감독의 용병술이 제대로 적중했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말 삼성 선발타자 구자욱에게 안타를 허용한 KT 선발 로건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이날 로건은 1이닝에서 6실점했다. 뉴스1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말 삼성 선발타자 구자욱에게 안타를 허용한 KT 선발 로건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이날 로건은 1이닝에서 6실점했다. 뉴스1

그러나 KT의 선취점 기쁨은 채 30분을 가지 못했다. 로건이 1회에 바로 와르르 무너졌기 때문이다. 선두타자 김지찬의 안타와 박승규의 희생번트, 구자욱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에서 최형우가 3루수 팝플라이로 물러났지만, 디아즈가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중전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어 김영웅이 로건의 커브를 밀어쳐 좌전 적시타로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흔들린 로건은 이재현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에 몰리더니 류지혁에게 초구 직구가 몸에 맞는 공이 되며 거저로 석 점째를 내줬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말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삼성 김도환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말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삼성 김도환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서 막았다면 아직은 해볼만 한 상황이었지만, 우익수 안현민이 프로가 맞나를 의심할 만한 초보적인 수비 실수로 대형 참사를 일으켰다. 강민호 대신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김도환이 8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로건의 커터를 받아쳐 우익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펜스 앞에서 무난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안현민은 뒷걸음질 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더니 결국 낙구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공을 떨어뜨렸다. 그 사이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으며 6-1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기록은 2루타이니 6점은 모두 로건의 자책점이 됐다. 1차전 우익수로 나섰던 최원준이 2차전 수비 과정에서 당한 부상으로 손이 부어 수비가 불가능해 3차전에선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고, 이날은 지명타자로 나선 것의 ‘나비효과’였다.

 

동료의 대형수비에 멘탈이 나간 로건은 김지찬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박승규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길었던 1회를 마쳤다. 로건은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구자욱에게 좌익선상으로 가는 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배재성에게 물려주고 쫓겨나야 했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초 삼성 선발투수 장찬희가 역투하고 있다. 뉴스1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초 삼성 선발투수 장찬희가 역투하고 있다. 뉴스1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로건이 최소 5이닝 2~3실점으로 버텨주면서 삼성 선발 장찬희를 얼마나 빨리 끌어내리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예상했지만, 안현민의 대형사고급 희대의 수비로 인해 경기는 일찍 삼성쪽으로 기울어져 버렸다.

 

반면 되는 집인 삼성은 3회에도 추가점을 뽑았다. 배재성으로부터 4사구 2개로 무사 1,2루를 만들었고, 김도환의 희생번트 시도가 병살타가 되며 2사 2루가 된 상황. 폭투와 김지찬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3루에서 박승규가 유격수 방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고, 이는 장준원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떨어지는 좌전 적시타가 됐다. 7-1.

 

1이닝 만에 쫓겨난 로건에 비해 장찬희는 타선 폭발 덕에 가벼워진 어깨로 KT 타선을 씩씩하게 상대했다. 2,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한 장찬희는 4회 1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상수와 허경민을 범타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7-1로 넉넉한 점수차. 장찬희는 1이닝만 더 던지면 2007년 김광현(당시 SK) 이후 신인의 한국시리즈 선발승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진만 감독은 마운드 교체를 택했다. 장찬희가 4이닝 63구를 던져 투구수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한 박자 빠른 교체로 리드를 더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였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2024 한국시리즈에서 패하면서 공부 많이 했다. 지고나니 확실히 과감할 때는 과감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다. 안 하고 후회할 바에야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라며 과감한 결단을 강조한 바 있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삼성 배찬승이 볼넷으로 점수를 내주고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삼성 배찬승이 볼넷으로 점수를 내주고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박진만 감독의 이번 과감한 결단은 ‘최악의 수’가 됐다. 5회 마운드에 오른 사토시는 안타와 볼넷 2개로 무사 만루를 만든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대신 마운드에 오른 배찬승도 첫 타자 장진혁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한 점과 아웃카운트 하나를 바꿨지만, 이후 안현민과 힐리어드, 김현수에게 모두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만 두 점을 더 내줬다. 7-4. 삼성 박진만 감독의 얼굴에선 여유가 사라졌다. 부랴부랴 배찬승을 내리고 이재희를 마운드에 올려야 했다. 다행히 이재희가 김상수를 삼진, 허경민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7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5회말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삼성 박승규가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7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5회말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삼성 박승규가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7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7회말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삼성 구자욱이 1타점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7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7회말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삼성 구자욱이 1타점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석점 차의 불안한 리드는 5회 공격에서도 곧바로 벌렸다. 2,3차전에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했다가 이날 좌완인 로건의 선발 출장에 맞춰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박승규가 그 주인공이었다. 2사 1,2루에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장타로 2타점 2루타로 9-4를 만들어냈다. 박승규는 7회에도 1사 후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구자욱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으며 두 자릿수 득점을 완성하는 득점을 올렸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이재희가 무실점 투구를 마치고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이재희가 무실점 투구를 마치고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마운드에서는 5회 1사 만루에 올라와 불을 끈 이재희가 빛났다. 6회도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처리한 이재희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진 1개 포함 삼자범퇴로 KT 타선을 농락했다. 2.2이닝 4탈삼진 퍼펙트 피칭. 이재희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데일리 MVP도 이재희의 차지였다. 

 

KT는 8회 대타 김민혁이 김태훈을 상대로 솔로포를 때려내며 뒤늦은 저항을 해봤지만, 1회에 기울어진 경기를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다. 박진만 감독은 10-5로 앞선 9회, 이승민을 올렸다. 5점 차 리드지만, 5회의 참사를 기억하며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불펜 에이스 이승민을 올렸고, 이승민은 삼자범퇴로 팀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