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남정훈 기자] 100% 혹은 94.7%. 사실상 12년 만의 한국시리즈(7전4승제) 우승에 9부 능선을 넘은 삼성 박진만 감독의 얼굴엔 싱글벙글 미소가 넘쳤다. 그는 “내일 홈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0-5로 승리했다. 1차전을 7-8로 내줬으나 2차전 연장 12회 접전 끝에 잡아내며 시리즈 전적에 균형을 맞춘 삼성은 대구 홈에서 열린 3,4차전을 내리 잡으며 미친 기세를 타고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패 후 3연승을 거둔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한 건 100%(6/6)이다. 아울러 3승1패를 거둔 팀이 한국시리즈를 최종적으로 거머쥔 것도 94.7%에 달한다. 딱 한 차례 반례를 만들어낸 건 2013년의 삼성이었다. 2013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1승3패로 밀리다 5,6,7차전을 내리 잡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삼성으로선 100% 혹은 94.7% 확률을 거머쥔 채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2011~2014 통합우승 4연패 이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패권을 가져올 수 있다.
경기 뒤 박진만 감독은 “1회부터 대량 득점에 성공해 초반에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선발 장찬희가 4이닝 동안 잘 던져줘 불펜진에 큰 힘이 됐다. 위기 상황에 나온 이재희가 2.2이닝 무실점을 해준 게 컸다. 오늘 경기의 MVP는 이재희다. (박)승슈가 잘해줬지만, 분위기가 확실히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이재희가 큰 역할을 해줬다”라고 총평을 남겼다.
1차전 2이닝 5실점 최악투를 보였던 최원태를 선발진에서 사실상 배제하면서 공석이 된 4차전 선발 자리를 메운 건 고졸 신인 장찬희였다. 1회 장진혁에게 솔로포를 맞긴 했지만, 4이닝을 1실점으로 버텨냈다. 투구수는 63구였기에 1이닝만 더 던지면 선발승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박 감독은 과감히 교체를 선택했다. 그는 “투구수도 꽤 됐고, 4회에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좀 확연히 났다. 그래서 교체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감독의 과감한 결단은 독이 될 수 있었다.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사토시가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무사 만루에 몰린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바뀐투수 배찬승도 땅볼로 첫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바꾼 뒤 볼넷을 3개 연속 내주며 밀어내기로만 두 점을 더 내줘 7-1에서 7-4까지 추격을 당했다. 이어진 1사 만루의 위기를 막아낸 게 이재희였다. 직구 7개로 두 타자를 잡아내며 불을 끈 이재희는 7회까지 2.2이닝을 퍼펙트로 처리했다. 가히 영웅적인 활약이었다.
이날 타선에서는 1차전 이후 3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외야수 박승규가 미친 활약을 선보였다. 1회 첫 타석에선 희생 번트로 팀 플레이를 다한 박승규는 3회 적시타, 5회 2타점 적시 2루타, 7회 찬스를 만드는 우전안타까지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박 감독은 플레이오프부터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박승규에 대해 “알토란보다 더 좋은 표현이 없을까요?”라며 “원래 큰 경기에서는 미친 선수가 나와줘야 한다는데, 박승규는 진짜 미친 사람처럼 하고 있다. 치고 박고도 잘 하지만, 리액션과 세리머니가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당연히 내일도 선발로 내겠다”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5점차 리드 속에 9회를 맞이한 박 감독은 이승민을 올렸다. 이로써 이승민은 삼성이 치른 가을야구 9경기 중 7경기에 등판했다. 박 감독은 “포스트시즌엔 혹시라는 건 없다. 분위기가 한 번에 넘어갈 수 있다. 끝낼 땐 확실하게 끝내야 한다. 제일 믿는 투수니까 9회에 올렸다”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내친 김에 홈인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심산이다. “홈에서의 우승과 원정에서의 우승은 완전 다르다. 팬 분들과 우승 축제를 함께 즐기고 싶다”
홈에서 우승을 확정짓기 위해 5차전에서는 총력전을 예고한 박 감독이다. 그는 “내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포스트스진은 한 경기를 내줄 경우 어떻게 분위기가 바뀔지 모른다. 방심하지 말고 내일 끝낸다는 마음으로 하겠다. 6,7차전 선발로 예정된 페덱과 후라도의 등판 여부는 오늘 들어가서 스태프들과 고민해보고 내일 경기 전에 말씀드리겠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