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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에 95도 물 붓자 미세플라스틱 318개?…35분 실험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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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태국 컵라면 20개 시료 모두 미세플라스틱 검출
공시료도 입자 10개 검출…실험 과정 오염 가능성 제기
정부 식품 용기·포장재 미세플라스틱 300건 조사 추진

컵라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붓고 일정 시간 두면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컵라면 용기 안에 면과 건더기, 분말스프가 담겨 있다. 최근 컵라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미세 입자가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Pexels 제공
컵라면 용기 안에 면과 건더기, 분말스프가 담겨 있다. 최근 컵라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미세 입자가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Pexels 제공

한국·중국·일본·태국 컵라면 20개에서 모두 입자가 검출됐고, 논문 초록이 제시한 평균은 1개당 318개다. 다만 실험 시간이 실제 조리시간보다 길고 논문 안에서도 수치가 서로 달라,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95도 물 500㎖ 붓고 35분

 

중국농업대 식품과학영양공학대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식품 구성 및 분석 저널(Journal of Food Composition and Analysis)’ 10월호에 컵라면 용기의 미세플라스틱 검출과 인체 노출 가능성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한국·중국·일본·태국 컵라면 10개 브랜드에서 브랜드당 2개씩 모두 20개 시료를 분석했다. 2024년에 생산된 제품이며 브랜드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실험은 용기에 95도 물 500㎖를 붓고 알루미늄 포일로 15분간 덮은 뒤, 포일을 벗기고 20분을 더 두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얻은 물에서 미세 입자의 종류와 수량을 확인했다.

 

모든 시료에서 입자가 검출됐고 평균은 1개당 318±94.03개였다. 주요 성분은 레이온, 폴리에틸렌(PE),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PE·PP) 복합성분이다. 폴리에틸렌은 일부 종이 용기 안쪽 방수 코팅에 쓰이는 소재로, 연구진은 포장재가 입자 발생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논문 안에서도 수치 불일치

 

논문 안에서 검출 수치와 실험 조건이 서로 맞지 않는다. 초록과 결론에는 1개당 318개, 연구 요약에는 351개로 적혀 있고, 결과 본문에는 용기에서 방출되는 입자를 704개로 추정한 대목도 있다.

 

다른 항목에서는 20개 시료 전체에서 481개를 식별했으며, 시료 없이 같은 절차를 거친 대조군 오염을 보정하면 281개가 남는다고 설명했다.

 

실험 중 오염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공시료에서 입자 10개를 검출했고, 섬유류 일부가 실험실 환경에서 들어왔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검출 입자 중 비중이 가장 큰 레이온은 재생셀룰로오스 섬유여서 일반 합성수지 미세플라스틱과는 구분해야 한다.

 

실험 시간 표기도 다르다. 방법 항목은 총 35분, 요약과 결론은 30분이다. 어느 쪽이든 실제 컵라면 조리시간보다 길다. 연구진도 향후 면과 스프를 포함해 실제 섭취 환경을 재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FDA·EFSA “건강 위해성 판단 신중”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 인체 위해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입자의 크기와 종류, 노출량, 체내 흡수 여부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현재 식품에서 검출되는 수준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위험을 일으킨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포장재에서 식품으로 플라스틱 입자가 옮겨간다는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FDA는 올해 식품 속 미세플라스틱을 정확하게 검출하고 측정하는 연구를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식품 속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인체 위해성 평가를 아직 마치지 못했다. 유럽의회 요청에 따라 2027년 말까지 관련 과학적 의견을 마련할 예정이다.

 

EFSA가 지난해 10월 낸 식품 접촉 소재 문헌 검토는 포장재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된다는 증거를 확인했지만, 분석 과정의 오염과 입자 오판 때문에 실제 방출량은 일부 기존 연구가 제시한 수치보다 적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인스턴트라면 수요 40억인분…정부도 실태조사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인스턴트라면 수요는 40억6000만인분으로 세계 9위였다. 2024년 41억인분보다 소폭 줄었다. 봉지라면과 컵라면을 합친 수치이며 컵라면만의 소비량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험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지난해 4월 임이자 의원실이 공개한 시험에서는 스티로폼 재질 컵라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넣자 미세플라스틱 입자 17개가 검출됐다.

 

컵라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붓는 모습을 재현한 이미지. 연구진은 95도 물을 붓고 35분간 진행한 실험에서 미세 입자를 검출했다. 오른쪽 원형 화면은 미세 입자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실제 현미경 사진은 아니다. AI 생성 이미지
컵라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붓는 모습을 재현한 이미지. 연구진은 95도 물을 붓고 35분간 진행한 실험에서 미세 입자를 검출했다. 오른쪽 원형 화면은 미세 입자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실제 현미경 사진은 아니다. AI 생성 이미지

정부는 지난해 12월 30일 확정한 ‘제6차 식품안전관리 기본계획(2026~2030년)’에 따라 올해 식품용 기구와 용기·포장재를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 실태조사 300건을 추진한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식품 속 미세플라스틱 시험법을 개발하고, 2029년부터 2030년까지는 연간 50건의 식품 노출 실태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