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들이 뷰티 사업의 조직과 경영진을 재정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해외럭셔리사업부에서 뷰티·잡화를 분리해 전담 조직을 만들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과 화장품을 각각 전문경영인이 맡는 체제로 바꾼다.
기존 브랜드 유통에 자체 상품 개발과 전문 매장 확대를 더해 뷰티를 핵심 성장 사업으로 키우려는 움직임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7년 정기 임원인사와 맞물려 상품본부 산하에 뷰티·잡화사업부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 기존 해외럭셔리사업부를 분할해 상품군별 전문성을 높이고 브랜드 발굴과 상품기획(MD) 역량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전문 매장 확대에도 나선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 판교점 지하 1층에 165㎡ 규모의 더마 뷰티 전문 편집숍 ‘코오드(Khōde)’ 1호점을 열었다. 더마 뷰티는 피부과학을 바탕으로 피부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춘 화장품을 뜻한다.
코오드는 제약사와 피부과 전문의가 개발한 제품을 비롯해 기능성 화장품과 헤어·바디 제품을 판매한다. 피부 타입과 성분, 기능을 따져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초 더현대 서울에 코오드 2호점을 열고 백화점과 아울렛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약업계 등과 협업한 코오드 전용 스킨케어 상품도 선보인다. 기존 클린뷰티 편집숍 ‘비클린’에 더마 전문 매장을 더해 뷰티 상품 구성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화장품 사업의 경영 체계를 개편한다.
지난달 23일 발표한 2027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허민호 전 코스맥스비티아이 수석부회장을 신세계까사 대표이사 겸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과 코스메틱 부문을 분리해 사업별 전문경영 체제를 도입한다. 김덕주 대표가 패션 부문을, 허 대표가 화장품 부문을 맡는다.
허 대표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약 10년간 CJ올리브영을 이끌며 점포망과 매출 확대를 주도했다. 이후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와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맥스의 지주회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를 지냈다. 화장품 유통과 제조 분야의 경영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 화장품 유통과 함께 비디비치·연작 등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에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 어뮤즈를 인수해 젊은 소비층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허 대표는 브랜드별 성장 전략을 정비하고 국내외 판매망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의 조직 개편은 뷰티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전문 편집숍과 전용 상품 개발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브랜드 육성과 전문경영 체제 강화에 무게를 뒀다.
현대백화점은 피부 타입과 성분, 기능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 수요에 맞춰 더마 뷰티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리미엄 화장품에 대중적인 색조 브랜드를 더하며 고객층을 넓혀왔다.
이번 개편으로 두 기업 모두 뷰티 사업을 전담할 조직과 경영 체계를 갖추게 됐다. 앞으로는 새롭게 발굴한 브랜드와 자체 상품이 실제 구매와 재구매로 이어지고, 매출과 수익성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